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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계 대부가 사라진 이유 | 텔유레터 96호 | 브랜딩 텔유어월드

뷰티계 대부가 사라진 이유 | 텔유레터 96호 | 브랜딩 텔유어월드


다들 집에서도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텐데, 초록색 존재감 상당한, 이니스프리. 올리브영이 판을 치기 전에는 국내 뷰티계 대장이라고 봐도 무방했는데요.


최근에 본 적 있으세요??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하기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이니스프리 | 텔유어월드 | 브랜딩텔유어월드 | 브랜딩 텔유어월드 | 텔유 | 텔유레터 | 세모브

https://youtu.be/cnGX7d3fAGI?si=7FWb-EiWx-FfFhG0


이니스프리는 어쩌다 몰락했는가

이니스프리의 몰락, 이야기는 중국으로 갑니다.

2012년 중국 상하이 난징시루, 이니스프리 1호점이 열리면서 오픈 일주일 만에 1억 원 매출을 달성합니다. 당시 모델이 이민호였는데, 당시 중국에서 인기가 절정이었거든요. 이 기세로 거의 매년 매장을 100개 넘게 늘려 나갑니다. 당시 이야기를 다루는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2016년 이니스프리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었다는데, 해외 매출 비중이 35%에 달했다니까 중국에서 매출만 3,500억은 넘었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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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그런데 2017년, 문제가 생깁니다. 아마 당시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드 문제가 심각했었거든요. 이때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인 보복을 시작했고, 중국 내 한국 브랜드가 줄줄이 퇴출당하기 시작하죠. 특히 한한령이라고 하는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떨어지면서 한류 콘텐츠나 연예인을 이용한 광고 노출이 불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큰 문제가 생겨요. 중국의 뷰티 시장 자체가 완전히 새판으로 짜이고 있었거든요. 중국 내 소비자들은 아예 명품이 아니라면, 중국산 가성비 브랜드로 눈을 돌렸습니다.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는 외면당했는데, 이니스프리가 마침 딱 그 애매한 중간에 끼여버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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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그리고 코로나가 터지고 중국 내에 ‘궈차오’라는, 문화를 뜻하는 궈에 유행을 뜻하는 차오류를 합친. 애국 소비 열풍이 생깁니다. 우리가 MZ라고 부르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지우우허우(95~99), 링링허우(00~09)라고 하는데요. 이 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입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신선한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고요. 중국 특유의 저렴한 가격과 동시에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품질도 좋아졌거든요. 특히나 화장품 같은 경우엔 전 세계 브랜드의 공장들이 중국에 모여 있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라벨만 바꿔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이니스프리는 중국 내에서도 추락하고, 사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도 급감하면서 국내 매출도 쭉쭉 떨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니스프리의 선택은. 리브랜딩이었습니다. 아마 최근 이니스프리 기억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굉장히 파격적이었거든요.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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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먼저 로고. 기존엔 자연주의 브랜드답게 나뭇잎 살랑살랑 흩날리는 느낌의 서체였는데요. 갑자기 고딕체가 나와버립니다. 이런 폰트를 두고 산세리프라고 하는데, 글씨에 삐침이 없는 체를 뜻해요. 그리고 이 산세리프의 특징이 인상이 강하고 직설적인 느낌이 든다는 건데요.

그래서인지 바뀐 이니스프리는 뭔가 말 걸기도 어렵고, 차가운 느낌에, 피부에 친화적이라는 느낌이 조금 덜 드는 것 같기도 하죠. 기존 고객들이 보기엔 느낌이 너무 달라져서 거부감이 들었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심지어 이런 문제는 기존 고객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신규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트렌드에 좀 늦은 느낌이었단 말이에요? 유행 지난 유행어 쓰려고 애쓰는 중년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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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실제로 산세리프가 한창 유행했던 이유 중에 2015년, 에디슬리먼이 생로랑에서 로고를 바꾸고 나서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변화했던, 스트릿 문화의 발전이 있는데요. 기업들은 항상 유행을 앞서 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했던 2023년에는 이미 끝물이었던 거죠. 심지어 버버리는 이미 다니엘 리가 들어오면서 옛 로고로 복각하고 세리프체로 회귀하는 모습도 보여줬고요.



올리브영이 또...

동시에 유통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었는데요. 바로 올리브영 온라인몰 입점이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망가지게 되죠. 이니스프리는 전국 9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진 로드샵 중심 브랜드였는데, 점주들 입장에서는 날벼락이었거든요. 본사가 잘 돼야 점주가 잘 된다고는 하지만, 설득력도 딱히 없었고 그야말로 ‘통보식 입점’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악재들이 겹치면서 매출도 쭉쭉 줄었어요. 사드 직전 2016년엔 영업이익만 1900억대였는데(1964억), 2024년에는 매출이 2000억 수준에(2246억), 영업이익은 고작 16억이었습니다. 매장 수도 반토막 났고요.

이니스프리 | 텔유어월드 | 브랜딩텔유어월드 | 브랜딩 텔유어월드 | 텔유 | 텔유레터 | 세모브ⓒ서울경제


그래도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북미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회복 중입니다. 2024년 1분기 미국 매출만 전년 대비 62.9% 성장.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44%를 넘고, 연간 매출 4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 중심엔 코스알엑스라는 브랜드 인수가 있었지만, 이니스프리 역시 북미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중이라고 하고요. 특히 세포라와 아마존을 통해서 입지를 넓히고 있고, 미국 현지에선 나름 경쟁력 있는 중저가 자연주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어요. 어차피 로드샵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없앤다면 제품력으로 더 큰 시장을 노려본다는 뜻일 수도 있겠고요. 아예 ‘이니스프리’라는 선입견이 없는 새로운 시장이 경쟁력 있다고 느끼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래도 국내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올리브영 입점으로 인한 점주들의 고통이 어떻게 해겼됐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고요. 요즘엔 다이소와 무신사 뷰티가 올리브영에 이어 제2의 플랫폼이 되면서, 이니스프리의 입지는 점점 더 협소해지고 있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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