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최여진씨가 결혼을 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 루머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사이비 종교 교주라는 내용이었는데요. 단순 루머라고 하죠. 이 내용과는 별개로 궁금한 부분이 생겼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건 에덴성회라는 집단이었는데, 사실 가평에는 여기 말고도 굵직한 다른 사이비 종교가 많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 사이비 종교 단체들이 어디에서 주로 활동하는지 지도에 찍어 보면요. 유독 이쪽에 많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1~2시간 거리, 산 깊은 외곽지대. 유독 자주 보이는 지역, ‘가평’입니다.
이게 우연일까요?
한 번 시간순으로 정리해보자면요.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사이비 살인교단 ‘백백교’가 바로 가평 북면 적목리에서 태동했습니다.
이후엔 천부교의 분파인 에덴성회, 그리고 99년을 시작으로 통일교가 가평 설악면 일대를 사실상 지배하다시피 하며 뿌리를 내리고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은 신천지. 본부는 과천에 있다고 하지만요. 코로나때 교주 이만희가 기자회견을 했던 ‘평화의 궁전’이 가평 청평면에 위치하고 있죠. 신도들 연수원이라는 말도 있고, 이만희의 개인 주택으로 사용한다는 말도 있지만 아무튼 상징성이 담긴 건물인 건 확실해 보입니다.
자 그럼, 가평은 어쩌다 이렇게 사이비가 많아졌을까요? 최근 지역 브랜딩이 대세이긴 한데… 사이비 브랜딩을 하진 않을 것 같고요. 우연이라 한들 이 정도로 반복되면, 더 이상 우연이 아니지 않을까요?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오늘 주제는 ‘가평이 사이비에 잠식된 이유’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CD-gq4LyHoE?si=ayZMCRxowWeGNf3O
이유 1: 면적/인구
사이비 종교들이 왜 가평을 좋아하는지, 그 전에 가평이 어떤 곳인지부터 보겠습니다. 우선 땅이 ‘엄청’ 넓습니다. 얼마나 넓냐면, 경기도 가평군의 면적은 약 844㎢인데 이걸 다른 도시랑 비교해보면 감이 확 오는데요.
예를 들어, 안양시 면적은 58㎢, 부천 53, 광명 39, 과천 35 수준입니다. 그런데 가평 하나가 844㎢니까, 이 도시들 여럿을 합쳐도 가평보다 세 배 넘게 작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리고 성남, 수원, 시흥처럼 비교적 큰 도시랑 비교해도요. (성남 142㎢, 수원 121㎢, 시흥 138㎢) 이 셋 평균보다도 가평은 6배 이상 넓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구를 보자면요.
앞서 말한 경기도 도시 그룹의 평균 인구는 39만 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가평군은요… 고작 6만 명이에요. 면적은 17배 넓은데 인구는 1/6도 안 되는 거죠.
이게 무슨 말이냐, 가평은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여기 2023년에 작성된 기사를 보면, 813㎢를 보전용지로 정한다고 하는데요. 사실상 전체 면적의 96%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걸 거꾸로 생각해 보면, 행정의 손이 닿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버스 노선 같은 경우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외부에서 손이 잘 안 닿겠죠. 그리고 버스가 간다고 해도 배차 문제가 심각한데, 이건 잠시 뒤에 알아보고요.
아무튼 ‘비어 있는’ 가평의 구조는, 오히려 마음대로 쓰기 좋은 동네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통일교가 운영하는 청심 단지는 800만 평 규모라고 하니까요.
이유 2: 거리감
가평이 사이비들에게 인기 있는 또 하나의 이유. 바로 묘한 ‘거리감’입니다. 서울에서는 가까운데, 막상 가평 안으로 들어가면 꼭 미로같거든요.
먼저 지도를 켜고 용산역에서 가평역까지 검색해보면 딱 1시간 나오는데요. 접근성이 상당히 괜찮죠?
그러면 이제 가평역에서 각 종교 집단 내부까지 가보면요. 가평역 출발, 에덴성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의동산 놀이공원까지. 가평에서 가평으로 가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통일교에서 운영하는 천정궁 박물관까지 시간을 보자면? 2시간은 걸린다고 생각해야겠고요.
또 여기서 이런 메시지가 보이는데요. ‘운행 시간 주의’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버스 노선번호를 클릭해보면 빨간색 버스는 주말 5회, 초록색 버스는 매일 9회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나마 자주 있는 초록색 버스 도착 정보를 봤는데요. 배차간격이 하루에 두 세번 뿐인 버스가 대부분이었고 아직 시간이 오후 다섯 시 밖에 안 됐는데도 이미 차가 끊긴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러니까 지역적으로 서울에서 멀지도 않으면서 한 번 자리 잡으면 일좋의 요새를 형성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그리고 아까 눈치 빠르신 분들은 보셨을 텐데, 천정궁 박물관 검색했을 때 천정궁 박물관 경비실이라는 검색어가 나왔거든요. 아예 일반인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약을 하려고 해봐도 전국 지부를 통해서 해야 한다는 말만 나왔죠.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이 구조가, 딱 셔틀버스를 운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검색을 해봤는데요. 바로 최근에도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상세 내용은 ‘식구’라는 사람들에게 성지순례라며 박물관 입장을 예약 받고 있는 거였고요. 아는 사람들만 특수한 커뮤니티를 통해 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몰래 예약도 해보려고 했지만 확인 전화부터, 각 단체에서 공직자가 인솔자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서 실패했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이유 3: 규제와 제도
그런데 아무리 외딴 곳이고, 땅이 넓다 해도. 종교시설이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선다는 건, 법적으로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곳이니까 들어선 겁니다. 그런데 이 '가능한 조건'이라는 게, 대한민국 전역에 다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가평이라서 가능했던 구조가 분명히 있거든요.
가평 같은 곳들은 토지 규제 상 '계획관리지역', '농림지역' 그리고 그린벨트라고 하는'개발제한구역'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농림지역이나 개발제한구역은 종교시설을 짓는 게 거의 불가해요. 농림지역은 말 그대로 농사짓고 산림을 보호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수련원이나 예배당 같은 건축은 엄격히 제한되고요. 그린벨트는 아예 개발 자체가 금지된 지역이라 종교건축물은 꿈도 못 꿉니다.
그러니까 뭔가 개발을 하려면 계획관리지역으로 들어가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요. 가평은 이 계획관리구역이 조금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아까 천정궁 주소를 한 번 찍어보자면요. 꼭 외딴 섬처럼 농림지역과 보전관리지역 그 사이에 혼자만 둥둥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진짜 요새가 형성되는 거죠.

ⓒ 토지이음
반면 비슷하게 수도권 외곽에 있는 다른 지역을 보자면, 계획관리지역이 있음에도 포천과 여주 생산관리지역과 붙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고요. 연천은 가평처럼 고립 됐다고 하기 보다 상당히 넓게 퍼져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혹시 하는 생각에 충남에 위치한 JMS 주소를 보니까, 역시나. 넓은 계획관리지역이긴 하지만 주변이 모두 준보전산지에, 영농여건불리농지인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적 허점
계획관리지역. 사이비 종교 단체들이 바로 이 구조를 교묘하게 활용합니다. 계획관리지역이라는 게 뭐냐면, 농림지역처럼 아예 개발이 막혀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처럼 모든 게 자유로운 것도 아니에요. 말 그대로 언젠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 조건만 맞으면 주택, 수련시설, 종교시설, 문화시설까지 지을 수 있는 구역이죠. 규제는 약한데 허가는 가능한, 그야말로 애매한 땅인 겁니다.
이걸 종교 단체들이 어떻게 활용하냐면요. 일단은 땅부터 싸게 삽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데 땅값은 1/10 수준이니까요. 그리고 나서 건축 허가를 낼 땐 대부분 ‘문화 및 집회시설’이라는 분류를 씁니다. 이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데,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박물관, 기념관, 전시장, 공연장, 그리고 종교집회장까지 전부 같은 범주로 묶여 있어요. 그러니까 박물관이랑 종교시설이 건축 분류상으로는 같은 카테고리에 있다는 거죠.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래서 사이비 단체들이 유독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많이 운영하는 겁니다. 겉으로는 테마파크 같고, 아쿠아리움처럼 꾸며 놓으면서 자기들만의 왕국을 세우는 거죠. 그리고 막상 안에 들어가보면 무슨 팝업스토어처럼 역사부터 해서 종교 교육하고 있고, 교리 가르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내부 신도들만 드나드는 구조인 거죠.
물론 이게 법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할 수는 있습니다만, 문제는 사유지에서 일어나고 있기도 하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겁니다. 출입 자체가 통제되고, 외부에선 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지자체 입장에선 단속도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종교시설’이라는 단어예요. 대부분은 큰 예배당이나 사찰을 떠올리지만, 건축법상 ‘종교집회장’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요. 단독주택, 창고, 조립식 건물도 예배 공간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지방에선 단독주택 개조해서 예배당으로 쓰는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별채 짓고, 교육관 붙이고, 수익형 부속건물까지 점점 확장해 나가는 거죠. 아주 정교한 방식이죠.
행정기관은 여기에 손대기 어렵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영역이고, 허가 자체는 문화시설로 냈기 때문에 제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요. 게다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도 흩어져 있어요. 우리가 불편해하는 ‘이건 저기서 뽑아 오셔야 되고, 저건 저기다 전화 하셔야 되고’ 이런 것처럼 도시계획과는 허가 내주고, 문화관광과는 내용 모른 채 승인하고, 건축과는 구조만 보고, 민원실은 민원만 접수받고… 이렇게 다 쪼개져 있으니 일관된 관리가 안 되는 거죠.
결국 사이비 종교 단체들은 계획관리지역이라는 땅의 유연성, 문화시설 허가라는 제도적 허용성, 그리고 분절된 행정 시스템이라는 현실적인 틈까지 다 결합해서, 겉보기에 합법처럼 보이는 종교 거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에덴성회입니다. 시작은 '알곡성전'이라는 작은 예배처로 했지만요. 그리고 지금은 놀이공원(꿈의동산), 6천 석 짜리 공연장(흰돌성전), 숙박시설(에덴 유스호텔) 등 복합단지로 성장했죠. 법적으로 ‘관광시설’이나 ‘문화시설’로 등록하면서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는 모습입니다.
통일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정궁과 천원궁 박물관이, 명목상으로는 박물관이지만 20년 넘게 경기도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고, 일반인 출입도 철저히 통제된 상태입니다. 내부 구조와 행사 기록을 보면, 실질적으로는 종교 의식과 교육, 교주 찬양 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걸로 보이죠. 그런데도 겉보기에는 ‘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나 일반 행정기관이 일일이 실태를 조사하거나 제재를 가하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너무나 저렴한 땅값
심지어 값도 쌉니다. 가평 땅값은 수도권 평균 대비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2022년 기준 경기도 일반 토지의 평균 평당 가격이 약 189만 원에 이르렀는데, 가평에서는 지목이나 입지에 따라 평당 수십만 원대의 땅을 흔히 찾을 수 있거든요. 실제 부동산 매물 사례를 보면,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를 평당 40만 원에 매도한다는 광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급매물도 아니었는데요. 서울 근교 다른 지역이랑 비교하면 몇 분의 일 수준에 불과합니다. 똑같이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남양주 화도읍 토지 매매가는 거의 평당 700만 원 수준이거든요.
가평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럼 이렇게 활개치고 있는 사이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가 나서서 규제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해도요. 안타깝게도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이유만으로 행정 조치를 내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단체가 사이비처럼 보여도, 정식 종교단체로 등록만 되어있고, 비영리법인 설립 요건만 갖추고 있으면, 건축 허가부터 세금 감면 혜택까지 모두 받을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교리나 활동 방식에 대한 심사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평기독교총연합회가 2024년 4월에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가평이 이단사이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호소하는가, 하면 기독교방송 CBS에서도 몇 년 전부터 가평이 사이비에 잠식되고 있다며 집중취재를 하면서 심각성을 꾸준히 얘기했죠.

ⓒ 네이트뉴스
그런데 사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가평군 자체에서 사이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게 느껴지거든요? 당장 가평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 보면, 아예 대놓고 이단종교집단에서 운영하는 시설을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에덴성회에서 운영하는 꿈의 동산을 홍보하는 영상, 통일교에서 운영하는 가평베고니아새정원 홍보영상부터 통일교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아쿠아가든 영상도 올라와 있는데요.
사실 처음엔 장난처럼 말했지만 최근 지역별로 브랜딩을 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 각 도시들의 1순위 목표라고 할 정도로 로컬 브랜딩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마도 충주시 유튜브나, 양양이 서핑을 통해서 지역적으로 관심을 샀던 게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지금은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백종원 대표의 예산시장 프로젝트도 결국 같은 결이었죠.

ⓒ 각 언론사
즉, 가평도 분명 지역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거리를 찾을 거라는 말이에요. 다만, 군내 인구가 적은 가평으로선 내수 소비가 당연하게도 힘들 겁니다. 동시에 자연 조성이 잘 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외부 자본과 관광객 유입이 거의 유일한 길이죠. 여기서 가평군이 자체적으로 어떤 개발을 이끌 능력이 크지 않다 보니까 민간 주도 투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거고, 그러다 보니 자본력이 있는 대형 종교 단체들이 주도권을 잡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단체들이 들어와서 하는 게 또 박물관이나 관광 산업과 관련된 일이니 더욱 그랬겠죠. 이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을 것이다는 등 의견도 많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겠고요.
다만, 이대로라면 가평은 지역 자체가 사이비 본거지가 될 것이다 수준이 아니라, 아니 이미 본거지가 됐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나마 기대해 볼만한 게, 현 정부가 사이비 집단과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신천지에 적대적 조치를 취한 적이 있는데요. 아예 옛 노태우 정권 시기 때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듯, 이단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이 나와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사실 그렇다 해도 가능할까 싶어요.
뭐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잘 운영을 한다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단순 관광 사업만 잘 꾸려주면 오히려 좋게 볼 수도 있겠죠.
다만, 문제는 언제나 ‘그 선을 넘는 순간’에 생깁니다. 일부 단체는 헌금 강요, 사기적 포교, 폐쇄적 공동체 생활, 심지어 탈출 방해까지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피해 사례는 지금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종교법인은 비영리가 기본인데, 박물관 예약 사이트에만 가봐도 의자에 테이블 세트를 220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죠. 빠져 나온 사람들 인터뷰로는 성추행은 셀 수도 없을 정도에 미성년사 성착취, 아예 교주에게 상납하는 모델부나 치어리더부, 아나운서부 같은 팀을 꾸리기도 하고요.
불법도 불법이지만, 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얼마나 넘쳐나면 그 폐쇄적인 집단에서 정보가 새어 나오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지도 모릅니다. 한 지역이 걸린 문제니까요. 가평을 진짜로 ‘브랜딩’ 해야 한다면, 그건 사이비의 왕국이 아니라 정말 청정 관광지역이 맞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 이야기 나눠보면 큰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
최근 배우 최여진씨가 결혼을 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 루머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사이비 종교 교주라는 내용이었는데요. 단순 루머라고 하죠. 이 내용과는 별개로 궁금한 부분이 생겼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건 에덴성회라는 집단이었는데, 사실 가평에는 여기 말고도 굵직한 다른 사이비 종교가 많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 사이비 종교 단체들이 어디에서 주로 활동하는지 지도에 찍어 보면요. 유독 이쪽에 많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1~2시간 거리, 산 깊은 외곽지대. 유독 자주 보이는 지역, ‘가평’입니다.
이게 우연일까요?
한 번 시간순으로 정리해보자면요.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사이비 살인교단 ‘백백교’가 바로 가평 북면 적목리에서 태동했습니다.
이후엔 천부교의 분파인 에덴성회, 그리고 99년을 시작으로 통일교가 가평 설악면 일대를 사실상 지배하다시피 하며 뿌리를 내리고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은 신천지. 본부는 과천에 있다고 하지만요. 코로나때 교주 이만희가 기자회견을 했던 ‘평화의 궁전’이 가평 청평면에 위치하고 있죠. 신도들 연수원이라는 말도 있고, 이만희의 개인 주택으로 사용한다는 말도 있지만 아무튼 상징성이 담긴 건물인 건 확실해 보입니다.
자 그럼, 가평은 어쩌다 이렇게 사이비가 많아졌을까요? 최근 지역 브랜딩이 대세이긴 한데… 사이비 브랜딩을 하진 않을 것 같고요. 우연이라 한들 이 정도로 반복되면, 더 이상 우연이 아니지 않을까요?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오늘 주제는 ‘가평이 사이비에 잠식된 이유’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CD-gq4LyHoE?si=ayZMCRxowWeGNf3O
이유 1: 면적/인구
사이비 종교들이 왜 가평을 좋아하는지, 그 전에 가평이 어떤 곳인지부터 보겠습니다. 우선 땅이 ‘엄청’ 넓습니다. 얼마나 넓냐면, 경기도 가평군의 면적은 약 844㎢인데 이걸 다른 도시랑 비교해보면 감이 확 오는데요.
예를 들어, 안양시 면적은 58㎢, 부천 53, 광명 39, 과천 35 수준입니다. 그런데 가평 하나가 844㎢니까, 이 도시들 여럿을 합쳐도 가평보다 세 배 넘게 작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리고 성남, 수원, 시흥처럼 비교적 큰 도시랑 비교해도요. (성남 142㎢, 수원 121㎢, 시흥 138㎢) 이 셋 평균보다도 가평은 6배 이상 넓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구를 보자면요.
앞서 말한 경기도 도시 그룹의 평균 인구는 39만 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가평군은요… 고작 6만 명이에요. 면적은 17배 넓은데 인구는 1/6도 안 되는 거죠.
이게 무슨 말이냐, 가평은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여기 2023년에 작성된 기사를 보면, 813㎢를 보전용지로 정한다고 하는데요. 사실상 전체 면적의 96%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걸 거꾸로 생각해 보면, 행정의 손이 닿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버스 노선 같은 경우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외부에서 손이 잘 안 닿겠죠. 그리고 버스가 간다고 해도 배차 문제가 심각한데, 이건 잠시 뒤에 알아보고요.
아무튼 ‘비어 있는’ 가평의 구조는, 오히려 마음대로 쓰기 좋은 동네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통일교가 운영하는 청심 단지는 800만 평 규모라고 하니까요.
이유 2: 거리감
가평이 사이비들에게 인기 있는 또 하나의 이유. 바로 묘한 ‘거리감’입니다. 서울에서는 가까운데, 막상 가평 안으로 들어가면 꼭 미로같거든요.
먼저 지도를 켜고 용산역에서 가평역까지 검색해보면 딱 1시간 나오는데요. 접근성이 상당히 괜찮죠?
그러면 이제 가평역에서 각 종교 집단 내부까지 가보면요. 가평역 출발, 에덴성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의동산 놀이공원까지. 가평에서 가평으로 가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통일교에서 운영하는 천정궁 박물관까지 시간을 보자면? 2시간은 걸린다고 생각해야겠고요.
또 여기서 이런 메시지가 보이는데요. ‘운행 시간 주의’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버스 노선번호를 클릭해보면 빨간색 버스는 주말 5회, 초록색 버스는 매일 9회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나마 자주 있는 초록색 버스 도착 정보를 봤는데요. 배차간격이 하루에 두 세번 뿐인 버스가 대부분이었고 아직 시간이 오후 다섯 시 밖에 안 됐는데도 이미 차가 끊긴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러니까 지역적으로 서울에서 멀지도 않으면서 한 번 자리 잡으면 일좋의 요새를 형성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그리고 아까 눈치 빠르신 분들은 보셨을 텐데, 천정궁 박물관 검색했을 때 천정궁 박물관 경비실이라는 검색어가 나왔거든요. 아예 일반인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약을 하려고 해봐도 전국 지부를 통해서 해야 한다는 말만 나왔죠.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이 구조가, 딱 셔틀버스를 운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검색을 해봤는데요. 바로 최근에도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상세 내용은 ‘식구’라는 사람들에게 성지순례라며 박물관 입장을 예약 받고 있는 거였고요. 아는 사람들만 특수한 커뮤니티를 통해 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몰래 예약도 해보려고 했지만 확인 전화부터, 각 단체에서 공직자가 인솔자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서 실패했습니다.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이유 3: 규제와 제도
그런데 아무리 외딴 곳이고, 땅이 넓다 해도. 종교시설이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선다는 건, 법적으로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곳이니까 들어선 겁니다. 그런데 이 '가능한 조건'이라는 게, 대한민국 전역에 다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가평이라서 가능했던 구조가 분명히 있거든요.
가평 같은 곳들은 토지 규제 상 '계획관리지역', '농림지역' 그리고 그린벨트라고 하는'개발제한구역'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농림지역이나 개발제한구역은 종교시설을 짓는 게 거의 불가해요. 농림지역은 말 그대로 농사짓고 산림을 보호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수련원이나 예배당 같은 건축은 엄격히 제한되고요. 그린벨트는 아예 개발 자체가 금지된 지역이라 종교건축물은 꿈도 못 꿉니다.
그러니까 뭔가 개발을 하려면 계획관리지역으로 들어가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요. 가평은 이 계획관리구역이 조금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아까 천정궁 주소를 한 번 찍어보자면요. 꼭 외딴 섬처럼 농림지역과 보전관리지역 그 사이에 혼자만 둥둥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진짜 요새가 형성되는 거죠.
ⓒ 토지이음
반면 비슷하게 수도권 외곽에 있는 다른 지역을 보자면, 계획관리지역이 있음에도 포천과 여주 생산관리지역과 붙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고요. 연천은 가평처럼 고립 됐다고 하기 보다 상당히 넓게 퍼져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혹시 하는 생각에 충남에 위치한 JMS 주소를 보니까, 역시나. 넓은 계획관리지역이긴 하지만 주변이 모두 준보전산지에, 영농여건불리농지인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적 허점
계획관리지역. 사이비 종교 단체들이 바로 이 구조를 교묘하게 활용합니다. 계획관리지역이라는 게 뭐냐면, 농림지역처럼 아예 개발이 막혀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처럼 모든 게 자유로운 것도 아니에요. 말 그대로 언젠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 조건만 맞으면 주택, 수련시설, 종교시설, 문화시설까지 지을 수 있는 구역이죠. 규제는 약한데 허가는 가능한, 그야말로 애매한 땅인 겁니다.
이걸 종교 단체들이 어떻게 활용하냐면요. 일단은 땅부터 싸게 삽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데 땅값은 1/10 수준이니까요. 그리고 나서 건축 허가를 낼 땐 대부분 ‘문화 및 집회시설’이라는 분류를 씁니다. 이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데,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박물관, 기념관, 전시장, 공연장, 그리고 종교집회장까지 전부 같은 범주로 묶여 있어요. 그러니까 박물관이랑 종교시설이 건축 분류상으로는 같은 카테고리에 있다는 거죠.
ⓒ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래서 사이비 단체들이 유독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많이 운영하는 겁니다. 겉으로는 테마파크 같고, 아쿠아리움처럼 꾸며 놓으면서 자기들만의 왕국을 세우는 거죠. 그리고 막상 안에 들어가보면 무슨 팝업스토어처럼 역사부터 해서 종교 교육하고 있고, 교리 가르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내부 신도들만 드나드는 구조인 거죠.
물론 이게 법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할 수는 있습니다만, 문제는 사유지에서 일어나고 있기도 하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겁니다. 출입 자체가 통제되고, 외부에선 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지자체 입장에선 단속도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종교시설’이라는 단어예요. 대부분은 큰 예배당이나 사찰을 떠올리지만, 건축법상 ‘종교집회장’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요. 단독주택, 창고, 조립식 건물도 예배 공간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지방에선 단독주택 개조해서 예배당으로 쓰는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별채 짓고, 교육관 붙이고, 수익형 부속건물까지 점점 확장해 나가는 거죠. 아주 정교한 방식이죠.
행정기관은 여기에 손대기 어렵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영역이고, 허가 자체는 문화시설로 냈기 때문에 제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요. 게다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도 흩어져 있어요. 우리가 불편해하는 ‘이건 저기서 뽑아 오셔야 되고, 저건 저기다 전화 하셔야 되고’ 이런 것처럼 도시계획과는 허가 내주고, 문화관광과는 내용 모른 채 승인하고, 건축과는 구조만 보고, 민원실은 민원만 접수받고… 이렇게 다 쪼개져 있으니 일관된 관리가 안 되는 거죠.
결국 사이비 종교 단체들은 계획관리지역이라는 땅의 유연성, 문화시설 허가라는 제도적 허용성, 그리고 분절된 행정 시스템이라는 현실적인 틈까지 다 결합해서, 겉보기에 합법처럼 보이는 종교 거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에덴성회입니다. 시작은 '알곡성전'이라는 작은 예배처로 했지만요. 그리고 지금은 놀이공원(꿈의동산), 6천 석 짜리 공연장(흰돌성전), 숙박시설(에덴 유스호텔) 등 복합단지로 성장했죠. 법적으로 ‘관광시설’이나 ‘문화시설’로 등록하면서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는 모습입니다.
통일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정궁과 천원궁 박물관이, 명목상으로는 박물관이지만 20년 넘게 경기도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고, 일반인 출입도 철저히 통제된 상태입니다. 내부 구조와 행사 기록을 보면, 실질적으로는 종교 의식과 교육, 교주 찬양 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걸로 보이죠. 그런데도 겉보기에는 ‘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나 일반 행정기관이 일일이 실태를 조사하거나 제재를 가하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너무나 저렴한 땅값
심지어 값도 쌉니다. 가평 땅값은 수도권 평균 대비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2022년 기준 경기도 일반 토지의 평균 평당 가격이 약 189만 원에 이르렀는데, 가평에서는 지목이나 입지에 따라 평당 수십만 원대의 땅을 흔히 찾을 수 있거든요. 실제 부동산 매물 사례를 보면,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를 평당 40만 원에 매도한다는 광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급매물도 아니었는데요. 서울 근교 다른 지역이랑 비교하면 몇 분의 일 수준에 불과합니다. 똑같이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남양주 화도읍 토지 매매가는 거의 평당 700만 원 수준이거든요.
가평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럼 이렇게 활개치고 있는 사이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가 나서서 규제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해도요. 안타깝게도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이유만으로 행정 조치를 내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단체가 사이비처럼 보여도, 정식 종교단체로 등록만 되어있고, 비영리법인 설립 요건만 갖추고 있으면, 건축 허가부터 세금 감면 혜택까지 모두 받을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교리나 활동 방식에 대한 심사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평기독교총연합회가 2024년 4월에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가평이 이단사이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호소하는가, 하면 기독교방송 CBS에서도 몇 년 전부터 가평이 사이비에 잠식되고 있다며 집중취재를 하면서 심각성을 꾸준히 얘기했죠.
ⓒ 네이트뉴스
그런데 사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가평군 자체에서 사이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게 느껴지거든요? 당장 가평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 보면, 아예 대놓고 이단종교집단에서 운영하는 시설을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에덴성회에서 운영하는 꿈의 동산을 홍보하는 영상, 통일교에서 운영하는 가평베고니아새정원 홍보영상부터 통일교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아쿠아가든 영상도 올라와 있는데요.
사실 처음엔 장난처럼 말했지만 최근 지역별로 브랜딩을 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 각 도시들의 1순위 목표라고 할 정도로 로컬 브랜딩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마도 충주시 유튜브나, 양양이 서핑을 통해서 지역적으로 관심을 샀던 게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지금은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백종원 대표의 예산시장 프로젝트도 결국 같은 결이었죠.
ⓒ 각 언론사
즉, 가평도 분명 지역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거리를 찾을 거라는 말이에요. 다만, 군내 인구가 적은 가평으로선 내수 소비가 당연하게도 힘들 겁니다. 동시에 자연 조성이 잘 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외부 자본과 관광객 유입이 거의 유일한 길이죠. 여기서 가평군이 자체적으로 어떤 개발을 이끌 능력이 크지 않다 보니까 민간 주도 투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거고, 그러다 보니 자본력이 있는 대형 종교 단체들이 주도권을 잡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단체들이 들어와서 하는 게 또 박물관이나 관광 산업과 관련된 일이니 더욱 그랬겠죠. 이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을 것이다는 등 의견도 많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겠고요.
다만, 이대로라면 가평은 지역 자체가 사이비 본거지가 될 것이다 수준이 아니라, 아니 이미 본거지가 됐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나마 기대해 볼만한 게, 현 정부가 사이비 집단과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신천지에 적대적 조치를 취한 적이 있는데요. 아예 옛 노태우 정권 시기 때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듯, 이단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이 나와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사실 그렇다 해도 가능할까 싶어요.
뭐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잘 운영을 한다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단순 관광 사업만 잘 꾸려주면 오히려 좋게 볼 수도 있겠죠.
다만, 문제는 언제나 ‘그 선을 넘는 순간’에 생깁니다. 일부 단체는 헌금 강요, 사기적 포교, 폐쇄적 공동체 생활, 심지어 탈출 방해까지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피해 사례는 지금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종교법인은 비영리가 기본인데, 박물관 예약 사이트에만 가봐도 의자에 테이블 세트를 220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죠. 빠져 나온 사람들 인터뷰로는 성추행은 셀 수도 없을 정도에 미성년사 성착취, 아예 교주에게 상납하는 모델부나 치어리더부, 아나운서부 같은 팀을 꾸리기도 하고요.
불법도 불법이지만, 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얼마나 넘쳐나면 그 폐쇄적인 집단에서 정보가 새어 나오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지도 모릅니다. 한 지역이 걸린 문제니까요. 가평을 진짜로 ‘브랜딩’ 해야 한다면, 그건 사이비의 왕국이 아니라 정말 청정 관광지역이 맞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 이야기 나눠보면 큰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