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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브 | 텔유레터 | #48 | 패밀리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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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브 | 텔유레터 | #48

최근에 패밀리 레스토랑 다녀오신 분 있나요? 느낌 나게 스테이크 썰고 파스타도 먹는 고급 식당부터 이것도 담고 저것도 담고, 다양한 메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뷔페까지. 남녀불문 누구나 좋아할 형태의 식당이죠. 비싸다는 점만 빼면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사실 이젠 결혼식 같은 행사가 아니라면 딱히 이런 식사를 하지 않게 되는 느낌인데요.


실제로 이 업계는 침체기였습니다.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처음 들어오던 시기, 투모로우 타이거 코코스에 이어 TGIF까지 들어온 90년대부터 그 붐이 한창이었단 말이죠? 주말에 놀이공원 마음 먹고 가듯이 추억 쌓기에 딱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옛날엔 막 큰 장난감 모자 씌워주고 사진 찍는 서비스도 있던 거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고, 또 생일 날 빕스나 TGIF에서 했다, 하면 그 특유의 있어보이는(?) 느낌과 함께 부러움의 시선을 받기도 했죠.


그런데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 다녀오신 분, 혹시 이런 특별하다는 느낌 받으셨나요? 적어도 예전보단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침체했던 첫 번째 이유라고 보는데요.


대체로 소비자들은 새롭고 희소성 있는 가치를 원합니다. 해외에서 인기 많은 신규 브랜드가 국내에 첫 상륙할 때 오픈런 하고, 몇 시간씩 줄 서서도 기다리는 이유가 그런 특별함을 느끼기 위해서란 말이죠? 패밀리 레스토랑도 마찬가지였어요. 괜히 격식 차리는 느낌 들고 동시에 처음 와본 티 안 내려고 애쓰는 그 눈치도 기분 나쁘지 않았거든요. 음식도 다양하니 신기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경험의 특색이 옅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오픈하고, 경쟁자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각종 할인 쿠폰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렇게 되니 그 특유의 특별한 감성을 잃게 된 거예요. 가격은 프리미엄인데 경험은 레귤러인 상황이랄까요. 소비자들은 갈 이유를 잃게 된 거죠.


그리고 패밀리 레스토랑의 침체 이유로 보는 두 번째 이유. 그 대상 자체인 ‘패밀리’, 즉 가족이 줄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자면요. 가구 수가 명확한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가 인구 수에 비례해서 상승하는 거면 몰라도요. 근 몇 년간 인구 수는 큰 변화가 없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다시 세부 내역을 조사했는데, 대한민국 총 가구수는 22,073,158가구, 그 중 1세대 가구가 대략 420만인데 1인 가구는 거의 800만이라고 합니다. 타겟하는 대상이 줄어드니 시장이 침체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최근엔 한때 잘 나가던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데요. 최근엔 근본 TGIF가 폐업하는가, 하면 옛날엔 토다이, 드마리스, 씨즐러 등 이런 식당도 종종 간 기억이 있는데 최근엔 아예 찾아볼 수도 없게 됐습니다.


반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3대장 빕스, 애슐리, 아웃백은 요즘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 주제는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패밀리레스토랑 | 빕스 | 아웃백 | 애슐리 | 텔유레터 | 세상의모든브랜드이야기 | 세모브 | 텔유

https://www.youtube.com/watch?v=MMr_OxQDLMs&pp=ygUJ7IS466qo67iM

제2의 전성기, 비결은?

저는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놀이동산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주로 가족 단위로 방문하고, 특별한 ‘경험’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런데 레스토랑이 다 폐업하는 상황에도 놀이동산은 끄떡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놀이동산이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막말로, 식당이야 외식할 때 패밀리 레스토랑 대신 삼겹살 먹을 수도 있고요. 치킨 피자 주문해 먹을 수도 있죠. 그래서 식당 사장님들은 항상 더 좋은 메뉴, 더 좋은 서비스를 고민합니다.


반면, 놀이동산은 롤러코스터를 대신할 게 없습니다. 지하철 기차 탈 건 아니잖아요? 실제로 국내 최고의 테마파크 에버랜드는 10년째 새로운 어트랙션을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변할 필요가 없단 말이에요. 여담으로 내년이 에버랜드 50주년이라 롤링 엑스 트레인 자리에 신규 어트랙션이 들어올 수 있다는 설이 있긴 한데… 아무튼 현재 시장은 대체되지 않게 변화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 변화에 초점을 두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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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sutsu.com

정통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침체기를 겪었다고 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아예 망해버렸을 정도로요. 그 이유는 특색 있는 감성을 주는 것도 아닐 뿐더러 1인 가구가 늘어서라고 했죠. 즉, 비교적 비싼 값에 그만한 만족도를 주지 못하고, 사회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해 패밀리 레스토랑은 일반 식당에 대체됐습니다. 시장에 대응을 못 한 거죠.


반면, 이런 상황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브랜드들이 있는데요. 빕스, 애슐리, 아웃백이요. 이렇게 지금 살아 남은 곳들은 다들 좋은 대응을 했습니다. 고물가 시대가 찾아오면서 각자들만의 시장을 새로 만들어 가고 있거든요. 다음 내용들을 보시면 이제 앞으로 이 브랜드들을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자 그럼 각 브랜드별로 변화의 키워드를 하나씩 짚어서 살펴보겠습니다.



VIPS

빕스의 키워드는 ‘컨셉’입니다. 의외로 한국 토종인 브랜드인데요. CJ푸드빌이 운영하고 있어요. 빕스는 단품 메뉴 위주로 돌아가던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 ‘뷔페’업으로 상당히 혁신을 가져왔었는데요. 2015년엔 112개까지 매장이 늘면서 인기를 끌었었죠. 그런데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자체가 침체되면서 2023년엔 매장 수가 28개 까지 줄었습니다. 사실 이대로라면 빕스도 문 닫게 생길 처지였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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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뉴스룸

그런데 빕스는 작년부터 매장 리뉴얼에 집중하면서 매장을 7개나 신규 출점했습니다. 이 신규 매장들은 기존 매장 대비 매출이나 35%나 높았다고 하고요. 그럼 그 비결이 무엇이냐, 바로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정립시킨 건데요. 죽어가던 브랜드에 오히려 더 투자하면서 컨셉을 살린 겁니다. 특히 아동 친화적 컨셉이 소문났는데요. 롯데몰 은평점에 위치한 매장 같은 경우엔 소떡소떡이나 마라 메뉴들부터, 키즈룸을 아예 마련해놨습니다. 대놓고 ‘패밀리’들은 여기로 오라는 전략이죠. 이 덕분에 은평롯데점에서 어린이 이용 건수가 50% 가깝게 높다고 하죠. 키즈카페부터 식사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인 거로 보여요.



애슐리

이젠 애슐리 퀸즈로 통일된 애슐리, 편의상 애슐리라 하겠습니다. 애슐리의 키워드는 ‘가성비’예요. 애슐리도 마찬가지로 한국 토종, 이랜드이츠에서 운영하는 뷔페 형식의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애슐리의 컨셉은 빕스와는 반대되게, ‘가성비’입니다. 평일 런치 기준으로 보나 주말 기준으로 보나 대강 두 배 정도 차이 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물가가 지붕을 뚫는 요즘, 애슐리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히려 가성비 브랜드가 돼 버렸습니다. 아까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대체가 됐었다고 했잖아요? 그 문화도 이젠 익숙하고, 음식도 뷔페식이라 조리가 ‘되어’ 있는 느낌이라서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도 들고, 가격대도 비싼데 어차피 그 돈이면 맛있는 외식 다른 데서 할 수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이젠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요즘 삼겹살이 1인분에 만 오천 원 하는 시대예요. 고기 한 번 먹는다고 외식하는 비용이 부부에 애들 둘이라고 하면, 정말 최소로 계산했을 때 10만 원인데요. 애슐리는 주말에 방문해서 배 터지게 먹어도 9만 원이 안 나오는 가성비를 보여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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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심지어 이 가성비 키워드로 애슐리는 평일 런치 장사도 잡았는데요. 직장인들 점심식사, 여의도나 강남쪽 점심 식사 한 끼에 만 원은 우습습니다. 여기에 식후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2차로 카페에서도 상당 비용을 지출하시죠. 그런데 애슐리 평일 런치가 19,900원이에요. 밥 실컷 먹고 커피도 몇 잔씩 마셔도 되는데 디저트까지 무한이고요. 직장생활 점심에 애슐리 가는 아예 새로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끝이 아닙니다. 요즘 애슐리의 효자 상품은 따로 있거든요. ‘델리 바이 애슐리’라는 건데, 지난 1년간 400만 개가 넘게 팔린 즉석조리식품입니다. 전 메뉴를 3,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튼데, 요즘 정말 보기 어려운 가격대이긴 하죠. 덕분에 2022년 59개까지 줄었던 매장이 현재는 109곳에 달하죠.


아웃백

그리고 마지막 아웃백, 아마 패밀리 레스토랑 하면 가장 유명한 브랜드죠?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꾸준히 리뉴얼을 진행 중인데요. 키워드는 ‘캐주얼’입니다.


어김없이 하락세를 맞고 있던 아웃백을 2016년 사모펀드가 인수해서 ‘프리미엄 스테이크’ 전략에 하락세가 상승세로 전환, 그리고 2021년엔 이를 BHC가 다시 인수해서 현재의 ‘캐주얼 레스토랑’으로의 전환점에 서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빕스와 애슐리가 각각 컨셉과 가성비로 여전히 가족 단위 소비자를 공략 중이라면 아웃백은 아예 주요 소비자 타겟을 변경해버립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패밀리 부분을 발전 시킨 거예요. 보다 젊고 캐주얼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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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그래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접근성이 용이해졌습니다. 기존에도 찾아가기 어려운 건 전혀 아니었는데 이젠 찾아가지 않아도 위치하는(?) 전략인 거예요. 옛날 아웃백 생각해 보시면 벽돌로 된 커다란 미국식 단독주택 같은 느낌이 떠오르실 텐데요. 최근엔 이런 매장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아울렛이나 백화점 쇼핑몰 쪽으로 입지를 옮긴 상태입니다. 브랜드의 새로운 지향점이 ‘우리 라이프스타일 속에 함께하는 외식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확 돼요.


아무튼 이런 덕분에 최근엔 아예 회식 장소를 삼겹살에 소주 대신 점심시간에 아웃백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요. 프리미엄 색깔을 확 줄이고 대중성으로 승부 보겠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전엔 마음을 조금 먹고(?) 가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그냥 언제든 편하게 들어가는 식당이 되고 싶은 거예요.


여담으로,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들은 한식 뷔페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이는데요. 이젠 사라진 계절밥상은 ‘온라인’으로 여전히 식탁에 오르는 중이고, 자연별곡은 애슐리처럼 평일 런치 19,900원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다시금 떠오르는 중이죠. 지금 추세라면 얼마 안 가 다시 자연별곡 매장이 쭉쭉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어렸을 때 갔던 아웃백이 잊혀지질 않는데요. 부자 된 줄 알았거든요.

여러분들 마음 속엔 어떤 패밀리 레스토랑이 간직되어 있나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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