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모브 | 텔유레터 | #50
술 한잔 하고 들어가는 날, 여기 보이면 꼭 들어가서 구경하게 돼요. 종류도 많고 눈치도 안 보여서 편하게 구경하고 먹고 싶은 거 딱 골라서 계산하면 되는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처음 생길 땐 참 신기하게 본 기억이 있는데 요즘엔 뭐 없는 동네가 드물 정도로 많아졌죠.
그리고 최근엔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무인 라면, 카페, 탁구장부터 물류 창고까지 그 종류가 정말 다양해졌는데요.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 = 사람이 관리하는 곳이라는 게 당연했다면, 이젠 무인화 시스템이 친근해지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24년도 통계가 나오지 않은 관계로 23년도를 기준으로 한 소방청 자료와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자료를 보자면요. 23년도 기준 전국 무인 점포 수는 6,323군데, 심지어 편의점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서 이마트24, GS25, CU, 세븐일레븐 4사의 무인점포 수는 최근 4년간 18배 이상 증가해서 3,800여 군데나 있다고 하죠.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아, 무인 편의점 하니까 저는 가보고 진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무슨 들어갈 때도 인증 비스무리 한 걸 하고 결제도 직접 하고… 아 뭔가 굉장히 불편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불편한 편의점에 오겠냐’라고요. 그러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지금까지 갔던 무인 점포들은 사장님만 무인인 게 아니라 손님도 무인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최대 소상공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있는 무인 창업 카테고리에서 게시글을 보자면요. 다들 어렵고 폐업하고 적자에 버티는 중이라고 합니다. 잘 되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비율상 극소수고요. 업주분들의 말에 따르면 무인 점포가 새빨간 레드오션이라고 하죠. 대략 5년 전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 되고부터 점포들이 서서히 생기는가 싶더니 코로나 시국이 끝난 지금은 무인 점포를 찾는 수요도 줄었을 뿐더러 그 시장마저 포화 상태가 되어 버린 건데요.
돌이켜 보면 이렇게 급격히 성장해서 레드 오션이 된 시장, 금새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럼 우리 집 앞에 있는 무인 매장들은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요?
오늘 주제는 무인 점포입니다.
영상도 준비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s://youtu.be/nGYErj305Mw?si=2-ijaeYSgU_ULl3J
돈이 될까?
앞서 다뤘듯 지금 무인 점포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울상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예견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게요. 전에 서장훈님도 하셨던 말씀인데, 돈은 절대 땀 흘리지 않고 벌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덜 일하고 많이 버는, 예외는 어느 상황에나 존재하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고생한 만큼 가져가는 경우가 이치란 말이죠.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특수성 때문입니다.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해당 자료에서 보시면 무인 점포의 발생 이유 1위가 ‘인건비 및 부대비용 감소의 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비자에게 어떠한 특색을 줌으로써 판매와 매출을 증진시키고자 함이 아니라, 사장님이 편하기 위함이라는 건데요. 특수성을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자가 가져간다는 점에서 장사의 가장 기본을 잃었다고 할까요. 업종의 한계도 있겠지만 이런 점에서 매출 자체가 높기 어려운 게 무인 점포입니다. 뭐, 이 부분까지 감안 하고 창업 하는 분들의 생각은 다른데요. 무인 점포는 이런 특성으로 총 매출은 포기하지만요. 그만큼 ‘줄이는’ 전략으로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거니까요.
다만, 이런 생각과 달리 무인 점포일수록 매출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함정인데요. 고정비는 아무리 줄여도 한계가 있거든요. 가장 대표인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의 평균 원가율은 70%라고 해요. 매출이 100만 원이면 30만 원 남는다는 말인데요. 이 30만 원에서 고정비까지 제하고 남는 금액이 순수익이 됩니다.
그럼 월 매출 500만 원인 매장이라고 가정해볼게요. 한 달 30일로 나누면 소수점 이하 빼고 하루에 16만 원, 아이스크림 가격을 하나에 1,500원 이라고 하면 하루에 무려 106개를 팔아야 하는데요. 여기서 상품 원가 70%, 350만 원 빠지고, 월세 저렴하게 100만 원이라고 하면 벌써 50만 원 남습니다. 이제 50만 원으로는 전기세, 냉동고 값은 기본에, 여름엔 매출도 높겠지만 24시간 에어컨 가동하고요. 유지보수에 드는 사장님 개인 인건비 빠지죠. 여기에 무인 매장 특유의 절도나 손실 비용까지 합하면 이미 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 훔쳐가?
그리고 손실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도난입니다. 무인 점포의 도난 문제는 심각합니다. 진짜로 여러모로 심각해요. 종류도 다양한데요.
첫 번째, 일반적인 절도 사건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초등학생이 지폐 대신 종이를 넣는 꼼수부터 시작해서 23년도 인천지역 무인 점포 절도 신고 건수는 1,102건이라고 하는데요. 무인 점포가 외국인들은 자국에선 꿈도 못 꾸는 일이라고 하는, 한국인 입장에서 국뽕 차오르는 문화인 건 맞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단 말이죠. 대전에서는 가위로 키오스크 계산대를 뜯어가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청주와 세종에서는 3명이 팀을 이뤄서 망치를 들고 무려 열한 곳의 무인 점포를 돌며 현금 계산기를 부수고 돈을 훔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심지어 이런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것’ 자체만이 문제가 아닌데요. 두 번째 문제, 너무 사사로운 사건이 많다는 점이죠. 대부분의 절도 피해 금액이 500원, 1000원 등 소액인 데다, 도둑들 상당수가 10대라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여기서도 촉법이 문제죠. 경찰분들도 일처리로 피곤한 것보다 차라리 대신 돈을 내주고 사건을 종결 시키고 싶을 정도라고 합니다. 소액이더라도 수사 과정은 똑같으니까요. 심지어 냉동고 문을 닫아달라며 경찰에 신고하는가, 하면 순찰 요청에 가까운 신고가 들어오기도 하는 등 갖가지 다양한 문제가 많은 현실입니다.
세 번째는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절도 사건이 일어났는데 신고 대신 CCTV를 캡쳐해서 매장에 게시한 점주가 오히려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는 내용인데요.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고 해요. 법원 판결이 한 번 난 이상 앞으로 이쪽 문제 해결에 있어서 사진 게시하는 대응이 좋지 않은 수가 되겠죠.

ⓒ한국경제
그리고 네 번째, 오히려 소비자 측에서 억울하다고 하는 부분인데, 오히려 업주측에서 일부러 범죄를 방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인데요. 한 아이스크림 매장에 2년간 단골이던 A씨, 그간 450회 정도 방문해서 90만 원 이상 결제한 이력이 있다고 하는데요. 한 번은 깜빡하고 4천 원 가량 결제를 빼먹었다고 합니다. 이에 점주는 1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요. 이 합의금 장사가 요즘 무인 점포에서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라며 뒷말로 나오는 중인데, 아예 대학 진학을 빌미로 삼아 합의금을 손실의 100배에 달하게 불러 제2의 매출을 내고 있다는 말이 돌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르지 말았어야지’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실제로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미성년자와 고령 노인은 환경에 따른 절제력이 부족할 수 있기에 점주들이 먼저 자체 경비/방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하죠.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
아무튼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인 점포들, 지금까지 내용으로는 다들 죽 쑤고 있는 것처럼 다루긴 했는데요. 사실 잘 되고 있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게 초반에 이야기했던 특수성과 연결되는데, 무인 점포들 중 유독 항상 온기가 도는 업종이 있습니다. 세탁소와 노래방이 대표적이죠.
코인노래방과 세탁소 같은 경우엔, 우선 저렴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코인노래방의 경우 기존 시간당 약 2만 원씩 하는 노래방에 비해 한 곡에 500원 꼴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 서비스 이용에 있어 직원의 개입이 적죠.
코인세탁소의 경우엔, 기존 세탁소보다 저렴하다는 점 보다도요.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시장에서 고가 가전인 세탁기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메리트를 제공하죠. 물론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면서 드라이도 해주고, 다림질이나 제봉까지 해주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순 없지만, 세탁기 구매에 비하면 작은 문제고요.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반면 무인 대표, 아이스크림 매장 같은 경우엔 메리트가 없어요. 무인 매장에 비해 편의점은 계산도 다 해주시고, 아무래도 기업 단위로 하는 장사라 그런지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 행사 상품도 많죠.
그리고 점포라인에서 ‘무인’ 키워드로 점포 매매 현황을 보자면, 대략 400개 정도 매물이 나와 있는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터디카페. 층수가 중요하지 않은 업종이라고 해도 보통 대형 평수로 창업을 해서 임대료가 곱절은 나갑니다. 당연히 관리비도 배로 나가죠. 그런데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은 업종인 점에, 한 번 있을 법한 동네에는 대여섯 개씩 우루루 입점한다는 특성 때문에 적자 업체가 산더미라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
그럼 무인 점포들은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요? 딱히 저렴하거나 특별한 메리트를 줄 게 아니라면, 무인이라는 특수성을 사장님이 아니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업종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물류 창고라고 하면, 알아서 제품 재고를 체크해주는 시스템 정도만 갖춰줘도 훌륭하겠고,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매장이라면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확실한 할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겠죠.
이렇게 말하고 보니까, 그냥 기존의 ‘유인’매장이 낫겠다 싶은데… 결국 AI와 로봇이 극도로 발전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무인’이라는 시스템의 전망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네요. 아, 다만 그래도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든 업종이 24시간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로 보입니다. 특히 기존엔 대체로 병원이나 대형마트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무인 반려동물용품점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고요.
결국, 무인 점포도 하나의 ‘사업’입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없다면 단순히 무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단순히 ‘편해서’ 창업하는 순간 실패할 가능성이 높죠.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소비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야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찾을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어떤 포인트가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는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세모브 | 텔유레터 | #50
술 한잔 하고 들어가는 날, 여기 보이면 꼭 들어가서 구경하게 돼요. 종류도 많고 눈치도 안 보여서 편하게 구경하고 먹고 싶은 거 딱 골라서 계산하면 되는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처음 생길 땐 참 신기하게 본 기억이 있는데 요즘엔 뭐 없는 동네가 드물 정도로 많아졌죠.
그리고 최근엔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무인 라면, 카페, 탁구장부터 물류 창고까지 그 종류가 정말 다양해졌는데요.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 = 사람이 관리하는 곳이라는 게 당연했다면, 이젠 무인화 시스템이 친근해지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24년도 통계가 나오지 않은 관계로 23년도를 기준으로 한 소방청 자료와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자료를 보자면요. 23년도 기준 전국 무인 점포 수는 6,323군데, 심지어 편의점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서 이마트24, GS25, CU, 세븐일레븐 4사의 무인점포 수는 최근 4년간 18배 이상 증가해서 3,800여 군데나 있다고 하죠.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아, 무인 편의점 하니까 저는 가보고 진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무슨 들어갈 때도 인증 비스무리 한 걸 하고 결제도 직접 하고… 아 뭔가 굉장히 불편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불편한 편의점에 오겠냐’라고요. 그러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지금까지 갔던 무인 점포들은 사장님만 무인인 게 아니라 손님도 무인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최대 소상공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있는 무인 창업 카테고리에서 게시글을 보자면요. 다들 어렵고 폐업하고 적자에 버티는 중이라고 합니다. 잘 되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비율상 극소수고요. 업주분들의 말에 따르면 무인 점포가 새빨간 레드오션이라고 하죠. 대략 5년 전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 되고부터 점포들이 서서히 생기는가 싶더니 코로나 시국이 끝난 지금은 무인 점포를 찾는 수요도 줄었을 뿐더러 그 시장마저 포화 상태가 되어 버린 건데요.
돌이켜 보면 이렇게 급격히 성장해서 레드 오션이 된 시장, 금새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럼 우리 집 앞에 있는 무인 매장들은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요?
오늘 주제는 무인 점포입니다.
영상도 준비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s://youtu.be/nGYErj305Mw?si=2-ijaeYSgU_ULl3J
돈이 될까?
앞서 다뤘듯 지금 무인 점포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울상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예견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게요. 전에 서장훈님도 하셨던 말씀인데, 돈은 절대 땀 흘리지 않고 벌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덜 일하고 많이 버는, 예외는 어느 상황에나 존재하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고생한 만큼 가져가는 경우가 이치란 말이죠.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특수성 때문입니다.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해당 자료에서 보시면 무인 점포의 발생 이유 1위가 ‘인건비 및 부대비용 감소의 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비자에게 어떠한 특색을 줌으로써 판매와 매출을 증진시키고자 함이 아니라, 사장님이 편하기 위함이라는 건데요. 특수성을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자가 가져간다는 점에서 장사의 가장 기본을 잃었다고 할까요. 업종의 한계도 있겠지만 이런 점에서 매출 자체가 높기 어려운 게 무인 점포입니다. 뭐, 이 부분까지 감안 하고 창업 하는 분들의 생각은 다른데요. 무인 점포는 이런 특성으로 총 매출은 포기하지만요. 그만큼 ‘줄이는’ 전략으로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거니까요.
다만, 이런 생각과 달리 무인 점포일수록 매출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함정인데요. 고정비는 아무리 줄여도 한계가 있거든요. 가장 대표인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의 평균 원가율은 70%라고 해요. 매출이 100만 원이면 30만 원 남는다는 말인데요. 이 30만 원에서 고정비까지 제하고 남는 금액이 순수익이 됩니다.
그럼 월 매출 500만 원인 매장이라고 가정해볼게요. 한 달 30일로 나누면 소수점 이하 빼고 하루에 16만 원, 아이스크림 가격을 하나에 1,500원 이라고 하면 하루에 무려 106개를 팔아야 하는데요. 여기서 상품 원가 70%, 350만 원 빠지고, 월세 저렴하게 100만 원이라고 하면 벌써 50만 원 남습니다. 이제 50만 원으로는 전기세, 냉동고 값은 기본에, 여름엔 매출도 높겠지만 24시간 에어컨 가동하고요. 유지보수에 드는 사장님 개인 인건비 빠지죠. 여기에 무인 매장 특유의 절도나 손실 비용까지 합하면 이미 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 훔쳐가?
그리고 손실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도난입니다. 무인 점포의 도난 문제는 심각합니다. 진짜로 여러모로 심각해요. 종류도 다양한데요.
첫 번째, 일반적인 절도 사건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초등학생이 지폐 대신 종이를 넣는 꼼수부터 시작해서 23년도 인천지역 무인 점포 절도 신고 건수는 1,102건이라고 하는데요. 무인 점포가 외국인들은 자국에선 꿈도 못 꾸는 일이라고 하는, 한국인 입장에서 국뽕 차오르는 문화인 건 맞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단 말이죠. 대전에서는 가위로 키오스크 계산대를 뜯어가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청주와 세종에서는 3명이 팀을 이뤄서 망치를 들고 무려 열한 곳의 무인 점포를 돌며 현금 계산기를 부수고 돈을 훔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심지어 이런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것’ 자체만이 문제가 아닌데요. 두 번째 문제, 너무 사사로운 사건이 많다는 점이죠. 대부분의 절도 피해 금액이 500원, 1000원 등 소액인 데다, 도둑들 상당수가 10대라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여기서도 촉법이 문제죠. 경찰분들도 일처리로 피곤한 것보다 차라리 대신 돈을 내주고 사건을 종결 시키고 싶을 정도라고 합니다. 소액이더라도 수사 과정은 똑같으니까요. 심지어 냉동고 문을 닫아달라며 경찰에 신고하는가, 하면 순찰 요청에 가까운 신고가 들어오기도 하는 등 갖가지 다양한 문제가 많은 현실입니다.
세 번째는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절도 사건이 일어났는데 신고 대신 CCTV를 캡쳐해서 매장에 게시한 점주가 오히려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는 내용인데요.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고 해요. 법원 판결이 한 번 난 이상 앞으로 이쪽 문제 해결에 있어서 사진 게시하는 대응이 좋지 않은 수가 되겠죠.
ⓒ한국경제
그리고 네 번째, 오히려 소비자 측에서 억울하다고 하는 부분인데, 오히려 업주측에서 일부러 범죄를 방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인데요. 한 아이스크림 매장에 2년간 단골이던 A씨, 그간 450회 정도 방문해서 90만 원 이상 결제한 이력이 있다고 하는데요. 한 번은 깜빡하고 4천 원 가량 결제를 빼먹었다고 합니다. 이에 점주는 1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요. 이 합의금 장사가 요즘 무인 점포에서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라며 뒷말로 나오는 중인데, 아예 대학 진학을 빌미로 삼아 합의금을 손실의 100배에 달하게 불러 제2의 매출을 내고 있다는 말이 돌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르지 말았어야지’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실제로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미성년자와 고령 노인은 환경에 따른 절제력이 부족할 수 있기에 점주들이 먼저 자체 경비/방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하죠.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
아무튼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인 점포들, 지금까지 내용으로는 다들 죽 쑤고 있는 것처럼 다루긴 했는데요. 사실 잘 되고 있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게 초반에 이야기했던 특수성과 연결되는데, 무인 점포들 중 유독 항상 온기가 도는 업종이 있습니다. 세탁소와 노래방이 대표적이죠.
코인노래방과 세탁소 같은 경우엔, 우선 저렴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코인노래방의 경우 기존 시간당 약 2만 원씩 하는 노래방에 비해 한 곡에 500원 꼴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 서비스 이용에 있어 직원의 개입이 적죠.
코인세탁소의 경우엔, 기존 세탁소보다 저렴하다는 점 보다도요.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시장에서 고가 가전인 세탁기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메리트를 제공하죠. 물론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면서 드라이도 해주고, 다림질이나 제봉까지 해주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순 없지만, 세탁기 구매에 비하면 작은 문제고요.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반면 무인 대표, 아이스크림 매장 같은 경우엔 메리트가 없어요. 무인 매장에 비해 편의점은 계산도 다 해주시고, 아무래도 기업 단위로 하는 장사라 그런지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 행사 상품도 많죠.
그리고 점포라인에서 ‘무인’ 키워드로 점포 매매 현황을 보자면, 대략 400개 정도 매물이 나와 있는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터디카페. 층수가 중요하지 않은 업종이라고 해도 보통 대형 평수로 창업을 해서 임대료가 곱절은 나갑니다. 당연히 관리비도 배로 나가죠. 그런데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은 업종인 점에, 한 번 있을 법한 동네에는 대여섯 개씩 우루루 입점한다는 특성 때문에 적자 업체가 산더미라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
그럼 무인 점포들은 앞으로 다 사라지게 될까요? 딱히 저렴하거나 특별한 메리트를 줄 게 아니라면, 무인이라는 특수성을 사장님이 아니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업종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물류 창고라고 하면, 알아서 제품 재고를 체크해주는 시스템 정도만 갖춰줘도 훌륭하겠고,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매장이라면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확실한 할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겠죠.
이렇게 말하고 보니까, 그냥 기존의 ‘유인’매장이 낫겠다 싶은데… 결국 AI와 로봇이 극도로 발전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무인’이라는 시스템의 전망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네요. 아, 다만 그래도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든 업종이 24시간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로 보입니다. 특히 기존엔 대체로 병원이나 대형마트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무인 반려동물용품점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고요.
결국, 무인 점포도 하나의 ‘사업’입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없다면 단순히 무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단순히 ‘편해서’ 창업하는 순간 실패할 가능성이 높죠.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소비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야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찾을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어떤 포인트가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는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