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54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혹시 ‘정지 표지판은 왜 죄다 팔각형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이런 일상 속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요.
표지판 도형. 원형과 타원형부터 삼각형 사각형 마름모 직사각형 등 아주 다양한데요. 색깔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장 익숙한 모양은 삼각형이랑 원형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최근에 ‘정지’ 표지판을 만났는데 팔각형인 거예요? 아니, 굳이 다른 도형 많은데 왜 하필 팔각형을 표지판에 채택했을까요?
오늘 주제는 표지판입니다.
왜 팔각형일까?
최초의 정지 표지판은 1914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졌어요. 당시 경찰관이었던 해럴드 해리 잭슨은 교차로에서 차량이 멈추도록 하기 위해 나무 판자를 잘라 ‘STOP’이라고 적어 세웠다고 해요. 그런데 효과가 확실했는지 이 표지판이 교통 흐름을 점점 나아지게 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후 디트로이트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1915년에는 미시간 주에서 공식적으로 정지 표지판을 도입했고요.
이 표지판, 처음에는 단순한 네모 모양이었는데요. 자동차가 늘어나고 교통이 복잡해지면서 더 효과적인 모양과 색상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1922년, 미국 고속도로 관리 협회(AASHO)는 교통 표지판의 모양을 표준화하는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당시 연구진들은 도형의 각이 많을수록 더 위험한 구간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 생각을 표지판 디자인에 적용시켰습니다. 위험 단계별로 원형 표지판은 가장 위험한 철도 건널목을 표시하는 데 사용되었고, 마름모(다이아몬드) 모양은 경고 표지판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지 표지판에는 팔각형을 채택했죠.

ⓒ 서귀포신문
굳이 팔각형이 선택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해요. 만약 정지 표지판이 삼각형이나 원형이었다면 다른 표지판과 혼동될 수 있었을 터라 정지 표지판만의 지위를 부여했다고 할까요? 기존 모양들과는 완전히 차별화 시키기 위해 팔각형이 선택되었습니다.
둘째, 팔각형은 다양한 각도에서 봐도 상대적으로 형태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각형이나 삼각형 표지판은 변의 길이가 비교적 길어 측면에서 보면 길쭉하게 왜곡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팔각형은 각 변이 짧고 균형 잡힌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왜곡이 생기더라도 다른 표지판보다 원래의 형태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거든요. 또한, 팔각형은 독특한 형태 덕분에 운전자가 한눈에 인식하기 쉬워,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운전자에게도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 photo AC
이런 특성으로, 도로에서 운전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 줍니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반대편에서 표지판을 보더라도(당시 표지판은 단면이었다고 합니다) 정지 신호가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도로 뒤편에서 보더라도 팔각형 모양 덕분에 정지 표지판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원활하게 정지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사고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 빨간색이야?
그리고 새빨간 정지 표지판의 색상. 초기의 팔각형 정지 표지판은 지금과 색상이 달랐습니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되어 있었는데, 당시에는 빨간색 페인트가 햇빛에 쉽게 바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하지만 1954년, 반사 재료가 개발되면서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가 사용되었고, 현재 우리가 아는 정지 표지판의 모습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색상이 바뀐 이유는 신호등의 빨간 불이 ‘멈춤’을 의미하는 것처럼, 정지 표지판도 같은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서울신문
이후 1968년, 유엔의 '도로 표지 및 신호 협약(Vienna Convention on Road Signs and Signals)'에서 팔각형 정지 표지판이 국제 표준으로 지정됐고, 오늘날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모양의 정지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익숙한 표지판을 보고 곧바로 정지 신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54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혹시 ‘정지 표지판은 왜 죄다 팔각형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이런 일상 속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요.
표지판 도형. 원형과 타원형부터 삼각형 사각형 마름모 직사각형 등 아주 다양한데요. 색깔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장 익숙한 모양은 삼각형이랑 원형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최근에 ‘정지’ 표지판을 만났는데 팔각형인 거예요? 아니, 굳이 다른 도형 많은데 왜 하필 팔각형을 표지판에 채택했을까요?
오늘 주제는 표지판입니다.
왜 팔각형일까?
최초의 정지 표지판은 1914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졌어요. 당시 경찰관이었던 해럴드 해리 잭슨은 교차로에서 차량이 멈추도록 하기 위해 나무 판자를 잘라 ‘STOP’이라고 적어 세웠다고 해요. 그런데 효과가 확실했는지 이 표지판이 교통 흐름을 점점 나아지게 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후 디트로이트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1915년에는 미시간 주에서 공식적으로 정지 표지판을 도입했고요.
이 표지판, 처음에는 단순한 네모 모양이었는데요. 자동차가 늘어나고 교통이 복잡해지면서 더 효과적인 모양과 색상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1922년, 미국 고속도로 관리 협회(AASHO)는 교통 표지판의 모양을 표준화하는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당시 연구진들은 도형의 각이 많을수록 더 위험한 구간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 생각을 표지판 디자인에 적용시켰습니다. 위험 단계별로 원형 표지판은 가장 위험한 철도 건널목을 표시하는 데 사용되었고, 마름모(다이아몬드) 모양은 경고 표지판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지 표지판에는 팔각형을 채택했죠.
ⓒ 서귀포신문
굳이 팔각형이 선택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해요. 만약 정지 표지판이 삼각형이나 원형이었다면 다른 표지판과 혼동될 수 있었을 터라 정지 표지판만의 지위를 부여했다고 할까요? 기존 모양들과는 완전히 차별화 시키기 위해 팔각형이 선택되었습니다.
둘째, 팔각형은 다양한 각도에서 봐도 상대적으로 형태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각형이나 삼각형 표지판은 변의 길이가 비교적 길어 측면에서 보면 길쭉하게 왜곡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팔각형은 각 변이 짧고 균형 잡힌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왜곡이 생기더라도 다른 표지판보다 원래의 형태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거든요. 또한, 팔각형은 독특한 형태 덕분에 운전자가 한눈에 인식하기 쉬워,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운전자에게도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 photo AC
이런 특성으로, 도로에서 운전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 줍니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반대편에서 표지판을 보더라도(당시 표지판은 단면이었다고 합니다) 정지 신호가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도로 뒤편에서 보더라도 팔각형 모양 덕분에 정지 표지판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원활하게 정지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사고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 빨간색이야?
그리고 새빨간 정지 표지판의 색상. 초기의 팔각형 정지 표지판은 지금과 색상이 달랐습니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되어 있었는데, 당시에는 빨간색 페인트가 햇빛에 쉽게 바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하지만 1954년, 반사 재료가 개발되면서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가 사용되었고, 현재 우리가 아는 정지 표지판의 모습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색상이 바뀐 이유는 신호등의 빨간 불이 ‘멈춤’을 의미하는 것처럼, 정지 표지판도 같은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서울신문
이후 1968년, 유엔의 '도로 표지 및 신호 협약(Vienna Convention on Road Signs and Signals)'에서 팔각형 정지 표지판이 국제 표준으로 지정됐고, 오늘날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모양의 정지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익숙한 표지판을 보고 곧바로 정지 신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