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모브 | 텔유레터 | #51
혹시 이 브랜드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나요? 분명 옛날엔 나름 고급 메이커라고 나이키, 아디다스랑 나란히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엔 안 보인지 너무 오래 된 느낌이에요. 근데 가만 보면 푸마도 한때 진짜 잘 나갔던 브랜드였잖아요. 운동화뿐만 아니라 트랙수트 하면 푸마였고, 한창 힙합 스타일 유행할 때도 푸마 저지 입은 사람 많았죠.
반면 요즘엔 푸마 찾는 사람 자체를 본 기억이 드물고요. 당장 쇼핑한다고 생각해봐도 핫하다는 호카, 온러닝 이런 브랜드 찾게 된단 말이에요? 요즘 푸마는 뭐랄까 디아도라 정도 되는 뒷방 느낌이 납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2023년도 매출 자료로 비교해 보자면, 나이키코리아가 2조 대로 압도적 1위, 그 뒤로 뉴발란스와 아디다스가 자리하고 푸마는 휠라와 비교해도 1/3수준으로, 아예 영업손실이 100억에 가깝다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게, 제 기억에도 10년 전쯤 tx-3라는 신발이 조금 유행한 것 말고는 정말 본 기억이 없어요.
*매출 현황
나이키코리아 2조 50억
뉴발란스코리아 9,000 원
아디다스코리아 8,022억
휠라코리아 3,676억
푸마코리아 1,256억 (영업손실 94~97억)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에선 푸마가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이어 3위 싸움을 하는 브랜드란 말이죠? 다른 해외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상위권이고요. 이렇게 골동품 취급 받는 게 유독 한국에서 심각합니다.
ⓒ유튜브: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실제로 푸마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자면요. 변동성 있는 환경에도 불구, 매출이 6.6% 증가해 86억 유로, 한화로 약 13조 원의 매출을 냈다고 해요. 같은 기간 뉴발란스의 글로벌 매출은 65억 달러로, 약 9조 5천억 원이거든요? 국내 매출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죠. 물론 이건 국내에서 뉴발란스 매출이 유독 잘 나오는 경향도 있지만, 푸마의 인식도 상당히 안 좋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왜일까요?
오늘 주제는 한국 시장에서 잊혀져 버린 푸마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MhBnMQ_EJo0?si=KetlXqzV_qUk24wh
푸마의 탄생
푸마. 아디다스와 형제 브랜드입니다. 심지어 푸마가 형인데요. 독일에서 태어난 루돌프/아돌프 다슬러 형제, 형 루돌프는 경영에 재능이 있었고 동생 아돌프는 손재주가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다슬러 형제 신발 공장(Gebrüder Dassler Schuhfabrik)을 차리고 동생이 만든 축구화를 형이 내다 파는 역할을 했죠. 이 사업은 곧 독일 전역으로 입소문이 퍼질 만큼 장사도 잘 됐습니다.

ⓒ About Puma
그런데 약 10년 뒤 1930년대, 히틀러가 독일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독일 대부분의 기업들은 나치와 협력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BMW가 항공기 엔진을, 벤츠도 전차를 중심으로 독일군에 납품한 이력이 있죠. 이런 것처럼 다슬러 형제의 신발 공장도 마찬가지였어요. 자연스럽게 나치에 신발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확 끌어 올리게 됐는데요.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 생깁니다. 독일이 패전국이 되고 형 루돌프가 미군에 잡혀가게 됐거든요. 루돌프가 진성 나치였는지, 아닌지에 대한 설은 갈립니다만, 이때 형제 간 갈등이 극에 치닫습니다. 아돌프가 공장을 혼자 꿀꺽하려고 자신을 신고한 거라며 의심했거든요. 이런 갈등 끝에 형제는 완전히 갈라서고, 루돌프는 동생과 따로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는데요. 그게 바로 푸마가 됩니다. 아돌프는 자신의 별명 ‘아디’를 살려 아디다스를 설립하게 되죠.
나이키에 조던이 있다면 푸마엔 내가 있다
아까 루돌프는 경영에, 아돌프는 손재주에 재능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 특성 그대로 아디다스는 품질 특화 브랜드, 푸마는 마케팅 특화 브랜드가 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능력이 엄청났어요. 당대, 아니 역대로 쳐도 최고라 꼽히는 펠레, 마라도나, 요한 크루이프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은 모두 푸마 축구화를 신었죠.

ⓒ인터풋볼
그리고 90년대에 품질을 앞세운 아디다스, 트렌드를 앞세운 나이키, 에어로빅을 앞세운 리복이 한창 성장하며 위기에 빠진 푸마를 되살린 것도 역시 스포츠 스타 마케팅이었는데요. 나이키에 조던이 있었다면 푸마엔 이 선수가 있었거든요. 우사인 볼트. 볼트가 열 여섯 살 되던 2003년, 푸마는 도박적인 스폰서십 투자를 합니다. 당시 볼트가 주니어 부문 세계 기록을 세우면서 주목받던 시기였거든요. 그야말로 푸마의 조던 따라잡기였던 거죠.
뭐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볼트는 정말 육상 종목에 한해서 조던만큼, 아니 어쩌면 조던 이상의 선수가 됐습니다. 달릴 때마다 발에는 푸마의 로고가 함께 했죠.
한국에서는?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유독 한국에서 푸마의 인식이 안 좋은 이유. 우사인 볼트가 날개 펴기 시작한 2007년, 한국에서는 이랜드가 푸마를 라인선스 계약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1993년부터 15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죠. 초기엔 부진했다고 합니다만, 99년부터는 투자에 힘써 100억 원대이던 매출을 2,000억 원을 바라보도록, 매장 수는 160여 군데에 달하게 성장 시켜 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랜드
그런데, 푸마 본사는 한국에 직진출 하겠다며 이랜드에게 줬던 판권을 회수해요. 심지어 전국 푸마 대리점을 돌며 점주들과 미팅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랜드와 계약이 종료돼도 독일 본사가 들어올 거니 적극적으로 영업 하고 자기네들과 계약하자면서 선조치를 취했다고 하죠. 이게 지난 mlb 영상에서 다뤘던 이야기인데, 라이선스 계약의 한계점에 손쓸 수 없이 당해버린 케이스입니다. 라이선시가 해당 국가에서 기반을 다져 놓고 매출을 키워 놓으면, 본사에서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고 직접 판매 활동을 벌이는 거죠. 라이선시 입장에서는 이걸 알고 계약했으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드는 거고요.
그래서 여기서 이랜드의 반격이 시작되는데요. 계약 내용을 살펴보자면 2007년 말 까지 푸마와 이랜드의 계약이 유효했고, 푸마가 한국에 직진출하게 된 게 2008년 1월, 이랜드는 2008년 3월 말 까지 남은 재고를 소진해야 했단 말이죠?
여기서 이랜드의 파격적인 복수가 시작됩니다. 푸마 제품을 땡처리라며 70% 가까이 할인해버린 거예요. 재고 소진을 핑계 삼아 브랜드 이미지를 나락까지 떨어트린 거죠. 그리고 이어서 뉴발란스와 다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버렸는데요. 그 결과는 뭐 아까 초반에 보셨듯 뉴발란스는 현재 국내에서 나이키 다음 가는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했고 푸마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뉴발란스는 한국 매출이 전 세계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인 신화를 썼죠. 2027년부터는 뉴발란스가 한국에서 직접 운영한다고 하지만, 협력은 계속된다고 하니 푸마 때와는 확실히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파이낸셜뉴스
한국 시장을 살리고 싶은 푸마
그리고 최근, 시장이 역전돼서 한국에서 먼저 유행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양상이 많이 보이고 있죠. 즉, 푸마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아픈 손가락이던 한국 시장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기로 하는데요. 2022년, 이나영 대표이사를 선임합니다.

ⓒ여성동아
이나영 대표이사는 로레알, 리복, 아디다스에서 국내 및 글로벌 지사를 거친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선임 당시 기사를 살펴봐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슬로건에 맞춰 영업, 마케팅을 펼친다’ 그리고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핵심 목표라는 거죠. 다른 기사에서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SNS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한다며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마 패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작년 즈음부터 푸마가 돌아온다는 내용이나 스피드캣이 러닝, 레트로를 이끌 차세대 아이템이라는 내용을 SNS에서 보신 적이 있을 텐데 이나영 대표이사 선임 후 집중하고 있는 마케팅의 일환이 아닐까 해요.
푸마 팝업스토어
이어서, 이번엔 팝업스토어도 오픈했는데요. 생각보다 본격적이라고 하기에 다녀왔습니다. 성수역에서 진행하는 푸마 나이트로 하우스. 입구부터 러닝 트랙 느낌이 물씬 났고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푸마의 러닝화 분해도와 의류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러닝화 분해도는 달리기 싫어하는 저 한테도 너무 흥미롭게 느껴진 걸 보니, 뛰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취향이셨을 것 같고요. 달리는 모습을 찍어서 러닝 자세를 분석해주는 서비스와 족형을 파악하고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준비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예 신제품을 신고 밖에서 뛰어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도 있는 요즘 보기 드문 알찬 팝업이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실제로 러너들 사이에선 푸마 제품 성능도 뛰어나서 유행이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성능도 성능이겠지만 확실히 SNS부터 팝업스토어까지, 마케팅 전문가 출신 대표이사 선임 이후 눈에 띄기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잊혀진 브랜드의 장점(?)이라면 장점일 익숙한 신선함과 함께요. 개인적으론 나름 반갑습니다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08년 한국 기업에 사실상 적대적 행위로 독립해서 낭패만 본 브랜드 푸마. 이미지를 쇄신하고 스포츠 시장의 강자로 다시 군림할 수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확실히 일어서지 못하고 역사 속 브랜드로 남을 것 같나요?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셨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모브 | 텔유레터 | #51
혹시 이 브랜드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나요? 분명 옛날엔 나름 고급 메이커라고 나이키, 아디다스랑 나란히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엔 안 보인지 너무 오래 된 느낌이에요. 근데 가만 보면 푸마도 한때 진짜 잘 나갔던 브랜드였잖아요. 운동화뿐만 아니라 트랙수트 하면 푸마였고, 한창 힙합 스타일 유행할 때도 푸마 저지 입은 사람 많았죠.
반면 요즘엔 푸마 찾는 사람 자체를 본 기억이 드물고요. 당장 쇼핑한다고 생각해봐도 핫하다는 호카, 온러닝 이런 브랜드 찾게 된단 말이에요? 요즘 푸마는 뭐랄까 디아도라 정도 되는 뒷방 느낌이 납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2023년도 매출 자료로 비교해 보자면, 나이키코리아가 2조 대로 압도적 1위, 그 뒤로 뉴발란스와 아디다스가 자리하고 푸마는 휠라와 비교해도 1/3수준으로, 아예 영업손실이 100억에 가깝다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게, 제 기억에도 10년 전쯤 tx-3라는 신발이 조금 유행한 것 말고는 정말 본 기억이 없어요.
*매출 현황
나이키코리아 2조 50억
뉴발란스코리아 9,000 원
아디다스코리아 8,022억
휠라코리아 3,676억
푸마코리아 1,256억 (영업손실 94~97억)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에선 푸마가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이어 3위 싸움을 하는 브랜드란 말이죠? 다른 해외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상위권이고요. 이렇게 골동품 취급 받는 게 유독 한국에서 심각합니다.
실제로 푸마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자면요. 변동성 있는 환경에도 불구, 매출이 6.6% 증가해 86억 유로, 한화로 약 13조 원의 매출을 냈다고 해요. 같은 기간 뉴발란스의 글로벌 매출은 65억 달러로, 약 9조 5천억 원이거든요? 국내 매출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죠. 물론 이건 국내에서 뉴발란스 매출이 유독 잘 나오는 경향도 있지만, 푸마의 인식도 상당히 안 좋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왜일까요?
오늘 주제는 한국 시장에서 잊혀져 버린 푸마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 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MhBnMQ_EJo0?si=KetlXqzV_qUk24wh
푸마의 탄생
푸마. 아디다스와 형제 브랜드입니다. 심지어 푸마가 형인데요. 독일에서 태어난 루돌프/아돌프 다슬러 형제, 형 루돌프는 경영에 재능이 있었고 동생 아돌프는 손재주가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다슬러 형제 신발 공장(Gebrüder Dassler Schuhfabrik)을 차리고 동생이 만든 축구화를 형이 내다 파는 역할을 했죠. 이 사업은 곧 독일 전역으로 입소문이 퍼질 만큼 장사도 잘 됐습니다.
ⓒ About Puma
그런데 약 10년 뒤 1930년대, 히틀러가 독일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독일 대부분의 기업들은 나치와 협력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BMW가 항공기 엔진을, 벤츠도 전차를 중심으로 독일군에 납품한 이력이 있죠. 이런 것처럼 다슬러 형제의 신발 공장도 마찬가지였어요. 자연스럽게 나치에 신발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확 끌어 올리게 됐는데요.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 생깁니다. 독일이 패전국이 되고 형 루돌프가 미군에 잡혀가게 됐거든요. 루돌프가 진성 나치였는지, 아닌지에 대한 설은 갈립니다만, 이때 형제 간 갈등이 극에 치닫습니다. 아돌프가 공장을 혼자 꿀꺽하려고 자신을 신고한 거라며 의심했거든요. 이런 갈등 끝에 형제는 완전히 갈라서고, 루돌프는 동생과 따로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는데요. 그게 바로 푸마가 됩니다. 아돌프는 자신의 별명 ‘아디’를 살려 아디다스를 설립하게 되죠.
나이키에 조던이 있다면 푸마엔 내가 있다
아까 루돌프는 경영에, 아돌프는 손재주에 재능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 특성 그대로 아디다스는 품질 특화 브랜드, 푸마는 마케팅 특화 브랜드가 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능력이 엄청났어요. 당대, 아니 역대로 쳐도 최고라 꼽히는 펠레, 마라도나, 요한 크루이프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은 모두 푸마 축구화를 신었죠.
ⓒ인터풋볼
그리고 90년대에 품질을 앞세운 아디다스, 트렌드를 앞세운 나이키, 에어로빅을 앞세운 리복이 한창 성장하며 위기에 빠진 푸마를 되살린 것도 역시 스포츠 스타 마케팅이었는데요. 나이키에 조던이 있었다면 푸마엔 이 선수가 있었거든요. 우사인 볼트. 볼트가 열 여섯 살 되던 2003년, 푸마는 도박적인 스폰서십 투자를 합니다. 당시 볼트가 주니어 부문 세계 기록을 세우면서 주목받던 시기였거든요. 그야말로 푸마의 조던 따라잡기였던 거죠.
뭐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볼트는 정말 육상 종목에 한해서 조던만큼, 아니 어쩌면 조던 이상의 선수가 됐습니다. 달릴 때마다 발에는 푸마의 로고가 함께 했죠.
한국에서는?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유독 한국에서 푸마의 인식이 안 좋은 이유. 우사인 볼트가 날개 펴기 시작한 2007년, 한국에서는 이랜드가 푸마를 라인선스 계약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1993년부터 15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죠. 초기엔 부진했다고 합니다만, 99년부터는 투자에 힘써 100억 원대이던 매출을 2,000억 원을 바라보도록, 매장 수는 160여 군데에 달하게 성장 시켜 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랜드
그런데, 푸마 본사는 한국에 직진출 하겠다며 이랜드에게 줬던 판권을 회수해요. 심지어 전국 푸마 대리점을 돌며 점주들과 미팅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랜드와 계약이 종료돼도 독일 본사가 들어올 거니 적극적으로 영업 하고 자기네들과 계약하자면서 선조치를 취했다고 하죠. 이게 지난 mlb 영상에서 다뤘던 이야기인데, 라이선스 계약의 한계점에 손쓸 수 없이 당해버린 케이스입니다. 라이선시가 해당 국가에서 기반을 다져 놓고 매출을 키워 놓으면, 본사에서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고 직접 판매 활동을 벌이는 거죠. 라이선시 입장에서는 이걸 알고 계약했으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드는 거고요.
그래서 여기서 이랜드의 반격이 시작되는데요. 계약 내용을 살펴보자면 2007년 말 까지 푸마와 이랜드의 계약이 유효했고, 푸마가 한국에 직진출하게 된 게 2008년 1월, 이랜드는 2008년 3월 말 까지 남은 재고를 소진해야 했단 말이죠?
여기서 이랜드의 파격적인 복수가 시작됩니다. 푸마 제품을 땡처리라며 70% 가까이 할인해버린 거예요. 재고 소진을 핑계 삼아 브랜드 이미지를 나락까지 떨어트린 거죠. 그리고 이어서 뉴발란스와 다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버렸는데요. 그 결과는 뭐 아까 초반에 보셨듯 뉴발란스는 현재 국내에서 나이키 다음 가는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했고 푸마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뉴발란스는 한국 매출이 전 세계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인 신화를 썼죠. 2027년부터는 뉴발란스가 한국에서 직접 운영한다고 하지만, 협력은 계속된다고 하니 푸마 때와는 확실히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파이낸셜뉴스
한국 시장을 살리고 싶은 푸마
그리고 최근, 시장이 역전돼서 한국에서 먼저 유행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양상이 많이 보이고 있죠. 즉, 푸마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아픈 손가락이던 한국 시장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기로 하는데요. 2022년, 이나영 대표이사를 선임합니다.
ⓒ여성동아
이나영 대표이사는 로레알, 리복, 아디다스에서 국내 및 글로벌 지사를 거친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선임 당시 기사를 살펴봐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슬로건에 맞춰 영업, 마케팅을 펼친다’ 그리고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핵심 목표라는 거죠. 다른 기사에서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SNS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한다며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마 패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작년 즈음부터 푸마가 돌아온다는 내용이나 스피드캣이 러닝, 레트로를 이끌 차세대 아이템이라는 내용을 SNS에서 보신 적이 있을 텐데 이나영 대표이사 선임 후 집중하고 있는 마케팅의 일환이 아닐까 해요.
푸마 팝업스토어
이어서, 이번엔 팝업스토어도 오픈했는데요. 생각보다 본격적이라고 하기에 다녀왔습니다. 성수역에서 진행하는 푸마 나이트로 하우스. 입구부터 러닝 트랙 느낌이 물씬 났고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푸마의 러닝화 분해도와 의류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러닝화 분해도는 달리기 싫어하는 저 한테도 너무 흥미롭게 느껴진 걸 보니, 뛰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취향이셨을 것 같고요. 달리는 모습을 찍어서 러닝 자세를 분석해주는 서비스와 족형을 파악하고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준비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예 신제품을 신고 밖에서 뛰어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도 있는 요즘 보기 드문 알찬 팝업이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실제로 러너들 사이에선 푸마 제품 성능도 뛰어나서 유행이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성능도 성능이겠지만 확실히 SNS부터 팝업스토어까지, 마케팅 전문가 출신 대표이사 선임 이후 눈에 띄기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잊혀진 브랜드의 장점(?)이라면 장점일 익숙한 신선함과 함께요. 개인적으론 나름 반갑습니다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08년 한국 기업에 사실상 적대적 행위로 독립해서 낭패만 본 브랜드 푸마. 이미지를 쇄신하고 스포츠 시장의 강자로 다시 군림할 수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확실히 일어서지 못하고 역사 속 브랜드로 남을 것 같나요?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셨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