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47 통조림 캔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혹시 ‘왜 참치캔은 원형이고 스팸캔은 사각형일까?’ 라는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이런 일상 속 디자인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요. 제가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꼭 참치마요나 스팸마요를 같이 먹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 둘 중에 고민하다가 갑자기 든 생각. 똑같은 통조림인데 참치 캔은 동그랗고, 스팸 캔은 각져있다는 거였어요. 캔 디자인, 왜 이렇게 생겼을까요?

ⓒ쿠팡
일상에서 디자인 감각 쉽게 기르는 시야 훈련법
<일상의 것들>
오늘 주제는 통조림입니다.
원래 형태는 줄여서 원형
우리가 아는 캔의 일반적인 형태는 원통 모습입니다. 당장 편의점에 가서 캔콜라, 캔맥주 등 가장 많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원형이죠. 이렇듯이, 캔은 어쩌다 그 원래 디자인이 동그라미가 됐을까요?
1800년대 초, 유럽은 전쟁의 시대였어요. 특히 나폴레옹 모르는 분들은 없으시죠? 당시 나폴레옹은 ‘군대는 위장으로 행진한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군인들의 밥심을 중요시했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냉장고도 없고 비닐 포장도 없었으니 몇 주 몇 달 씩 떠나야 하는 전쟁을 갈 때마다 먹을 거리가 항상 문제였어요. 그래서 프랑스 정부는 음식을 오래 보관할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기로 내걸었죠.

ⓒ위키백과
이때 등장한 한 사람, 니콜라 아페르(Nicolas Appert)였습니다. 아페르는 음식을 유리병에 넣고 밀폐한 뒤, 끓는 물에 병째로 넣어 가열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요. 이 방법은 살균과 밀폐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실제로 상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군인들은 먼 전쟁터에서도 식사할 수 있었고, 아페르는 상금도 받았죠.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유리병인지라 깨지기도 쉽고 무겁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번엔 영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영국의 발명가 피터 듀란드(Peter Durand)는 아페르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발전된 보관 방식을 고안하는데요. 유리 대신 금속을 사용합니다. 철판에 주석을 발라서 녹슬지 않게 했고, 용기 모양으로 다듬었죠. 그렇게 탄생한 게 캔입니다.

ⓒLinkdIn
사실 캔은 이때부터 원형이었는데요. 당시 금속 가공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1800년대 초에는 캔을 기계가 아니라 수작업으로 만들었어요. 금속을 절단하거나 접합하는 기술이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속판을 ‘구부리는’ 방법이 가장 대중적이었고, 이 방법으로 만들기 가장 수월했던 형태가 원형이었던 거죠. 왜냐하면 다각형 도형은 생기는 각들을 모두 접고, 용접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지만요. 원통형은 금속판을 둥글게 말아서 연결만 하면 됐거든요. 즉, 구부리기만 하면 되는데 접합부도 적어서 공정이 덜 들었던 거예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초기의 캔은 원형으로 자리 잡게 됐는데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각종 다각형 캔을 도전해봐도 원형보다 뛰어난 디자인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the DP Learning Zone
왜냐하면 원형의 특성 때문인데요.
- 첫째, 압력에 강했습니다. 모서리가 없어서 내부 압력이 균일하게 분산됐죠. 아까 보관 방식으로 유리병에 음식을 담아 끓는 물로 가열했다고 했잖아요? 원형 디자인은 이 때 발생하는 내부 압력이나, 각종 탄산음료에서 발생하는 압력을 견디기에 적합했습니다. 다른 다각형 디자인은 찌그러지거나 터지는 데 비해 원형은 멀쩡했거든요.
- 둘째, 경제적이었고 밀봉에도 효율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원은 같은 둘레를 가진 도형 중에 원이 가장 큰 면적을 가지거든요. 그러니까 재료도 덜 드는 건 물론이고 뚜껑을 만들 때도 그 필요한 둘레가 타 도형보다 짧으니 밀봉에 유리했죠.
마지막으로는 다각형 도형들의 문제였죠.
기본적으로 원형과는 반대로 당연히 접합 부위가 크고, 선이 많다 보니 밀봉에 불리했습니다. 압력을 견디는 힘도 약했고요. 내부 압력도 모서리 쪽으로 집중돼서 내용물 쏠림 등 다양한 문제가 생겼어요.

ⓒYoutube AutenMate
그러니까 원형 캔 디자인의 대표 참치 통조림을 떠올려보자면, 압력이 고르게 분산되니 내용물의 액체와 고체가 끼리끼리 나뉘지 않고 잘 섞여 있는 거죠. 그리고 통조림으로 보관한다는 건, 잘 상하는 제품이라는 뜻인데 원형의 특성으로 통조림 캔이 디자인 됐으니 비교적 안전하게 내용물을 보관할 수 있는 거고요.
스팸은 사각형인데?
그런데 말입니다. ‘통조림’ 하면 참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햄 통조림의 대통령 스팸. 스팸은 대표적인 사각형 캔인데요. 뭐 굳이 따지자면 모서리 둥글게 한 60정도 준 느낌이긴 한데… 아무튼, 스팸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허브
스팸, 1937년 미국 호멜 푸드에서 출시한 통조림 햄입니다. 핵심만 말하자면 스팸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의 식량으로 쓰인 거거든요? 군용 보급품 전문으로 설계됐다고 봐도 무방해서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식량을 적재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사각형은 면과 면이 완벽히 맞물려서 적재 시 틈새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공간 낭비가 없죠. 제가 수학을 잘 못하는데, 동일한 면적의 평면에서 사각형은 100% 면적을 채우는 반면 원은 78.5%의 면적만 채운다고 해요.

ⓒbaoruimachine
아무튼 이렇게 전쟁 당시 적재를 위한 디자인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햄 통조림의 아이덴티티를 세운 거죠. 뭐 썰어 먹기에도 편했고요.
그리고 사각형 캔 디자인은 원통형 디자인보다 덩어리 고체인 햄을 빼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이것 또한 아까 다뤘던 압력 얘기인데요. 오히려 압력이 원형보다 잘 분산되는 특성 덕분에 스팸을 더 수월하게 뺄 수 있는 거예요. 이 특성을 이용한 팁을 드리자면 스팸을 뺄 때 압력이 최대한 분산되도록 양 대각선 끝을 잡고 흔들면 더 잘 빠집니다.
자 여기까지 스팸에 대해 알아봤고요.
사각형 캔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제품들이 더 있어요. 바로 기름. 참기름도 그렇고, 식당에서 쓰는 대형 식용유 캔도 사각형이죠. 이것도 이유가 있는데요.

ⓒ가마랑
첫째, 기름은 내부 압력을 생성하지 않습니다. 탄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열해서 내부를 살균하지도 않기에 원형의 압력 분산 특성을 챙길 필요가 없죠.
둘째, 기름의 점성 때문입니다. 기름은 물보다 점성이 높고, 흔들림에도 쉽게 파동이 생기지 않는데요. 이런 특성 덕분에 자연적인 완충 작용이 생겨요. 그래서 내부 압력이나 외부의 불균형에도 무리가 없는 거죠.
마지막으로는 스팸과 같은 이유. 적재입니다. 기름은 대체로 대용량으로 생산하고 장기 보관됩니다. 많이, 그리고 오래 공간을 차지해야 하니 적재에 용이한 디자인으로 설계 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그 특성상 사각형에도 안정적이라고 하니, 사각형 디자인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던 거죠.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매일 보던 통조림, 캔인데 형태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적 있으셨나요? 사실 별 거 아닌 것 처럼 보여도요.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용이 새로운 시야 장착에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럼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47 통조림 캔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혹시 ‘왜 참치캔은 원형이고 스팸캔은 사각형일까?’ 라는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이런 일상 속 디자인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요. 제가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꼭 참치마요나 스팸마요를 같이 먹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 둘 중에 고민하다가 갑자기 든 생각. 똑같은 통조림인데 참치 캔은 동그랗고, 스팸 캔은 각져있다는 거였어요. 캔 디자인, 왜 이렇게 생겼을까요?
ⓒ쿠팡
일상에서 디자인 감각 쉽게 기르는 시야 훈련법
<일상의 것들>
오늘 주제는 통조림입니다.
원래 형태는 줄여서 원형
우리가 아는 캔의 일반적인 형태는 원통 모습입니다. 당장 편의점에 가서 캔콜라, 캔맥주 등 가장 많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원형이죠. 이렇듯이, 캔은 어쩌다 그 원래 디자인이 동그라미가 됐을까요?
1800년대 초, 유럽은 전쟁의 시대였어요. 특히 나폴레옹 모르는 분들은 없으시죠? 당시 나폴레옹은 ‘군대는 위장으로 행진한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군인들의 밥심을 중요시했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냉장고도 없고 비닐 포장도 없었으니 몇 주 몇 달 씩 떠나야 하는 전쟁을 갈 때마다 먹을 거리가 항상 문제였어요. 그래서 프랑스 정부는 음식을 오래 보관할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기로 내걸었죠.
ⓒ위키백과
이때 등장한 한 사람, 니콜라 아페르(Nicolas Appert)였습니다. 아페르는 음식을 유리병에 넣고 밀폐한 뒤, 끓는 물에 병째로 넣어 가열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요. 이 방법은 살균과 밀폐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실제로 상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군인들은 먼 전쟁터에서도 식사할 수 있었고, 아페르는 상금도 받았죠.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유리병인지라 깨지기도 쉽고 무겁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번엔 영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영국의 발명가 피터 듀란드(Peter Durand)는 아페르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발전된 보관 방식을 고안하는데요. 유리 대신 금속을 사용합니다. 철판에 주석을 발라서 녹슬지 않게 했고, 용기 모양으로 다듬었죠. 그렇게 탄생한 게 캔입니다.
ⓒLinkdIn
사실 캔은 이때부터 원형이었는데요. 당시 금속 가공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1800년대 초에는 캔을 기계가 아니라 수작업으로 만들었어요. 금속을 절단하거나 접합하는 기술이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속판을 ‘구부리는’ 방법이 가장 대중적이었고, 이 방법으로 만들기 가장 수월했던 형태가 원형이었던 거죠. 왜냐하면 다각형 도형은 생기는 각들을 모두 접고, 용접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지만요. 원통형은 금속판을 둥글게 말아서 연결만 하면 됐거든요. 즉, 구부리기만 하면 되는데 접합부도 적어서 공정이 덜 들었던 거예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초기의 캔은 원형으로 자리 잡게 됐는데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각종 다각형 캔을 도전해봐도 원형보다 뛰어난 디자인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the DP Learning Zone
왜냐하면 원형의 특성 때문인데요.
마지막으로는 다각형 도형들의 문제였죠.
기본적으로 원형과는 반대로 당연히 접합 부위가 크고, 선이 많다 보니 밀봉에 불리했습니다. 압력을 견디는 힘도 약했고요. 내부 압력도 모서리 쪽으로 집중돼서 내용물 쏠림 등 다양한 문제가 생겼어요.
ⓒYoutube AutenMate
그러니까 원형 캔 디자인의 대표 참치 통조림을 떠올려보자면, 압력이 고르게 분산되니 내용물의 액체와 고체가 끼리끼리 나뉘지 않고 잘 섞여 있는 거죠. 그리고 통조림으로 보관한다는 건, 잘 상하는 제품이라는 뜻인데 원형의 특성으로 통조림 캔이 디자인 됐으니 비교적 안전하게 내용물을 보관할 수 있는 거고요.
스팸은 사각형인데?
그런데 말입니다. ‘통조림’ 하면 참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햄 통조림의 대통령 스팸. 스팸은 대표적인 사각형 캔인데요. 뭐 굳이 따지자면 모서리 둥글게 한 60정도 준 느낌이긴 한데… 아무튼, 스팸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허브
스팸, 1937년 미국 호멜 푸드에서 출시한 통조림 햄입니다. 핵심만 말하자면 스팸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의 식량으로 쓰인 거거든요? 군용 보급품 전문으로 설계됐다고 봐도 무방해서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식량을 적재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사각형은 면과 면이 완벽히 맞물려서 적재 시 틈새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공간 낭비가 없죠. 제가 수학을 잘 못하는데, 동일한 면적의 평면에서 사각형은 100% 면적을 채우는 반면 원은 78.5%의 면적만 채운다고 해요.
ⓒbaoruimachine
아무튼 이렇게 전쟁 당시 적재를 위한 디자인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햄 통조림의 아이덴티티를 세운 거죠. 뭐 썰어 먹기에도 편했고요.
그리고 사각형 캔 디자인은 원통형 디자인보다 덩어리 고체인 햄을 빼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이것 또한 아까 다뤘던 압력 얘기인데요. 오히려 압력이 원형보다 잘 분산되는 특성 덕분에 스팸을 더 수월하게 뺄 수 있는 거예요. 이 특성을 이용한 팁을 드리자면 스팸을 뺄 때 압력이 최대한 분산되도록 양 대각선 끝을 잡고 흔들면 더 잘 빠집니다.
자 여기까지 스팸에 대해 알아봤고요.
사각형 캔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제품들이 더 있어요. 바로 기름. 참기름도 그렇고, 식당에서 쓰는 대형 식용유 캔도 사각형이죠. 이것도 이유가 있는데요.
ⓒ가마랑
첫째, 기름은 내부 압력을 생성하지 않습니다. 탄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열해서 내부를 살균하지도 않기에 원형의 압력 분산 특성을 챙길 필요가 없죠.
둘째, 기름의 점성 때문입니다. 기름은 물보다 점성이 높고, 흔들림에도 쉽게 파동이 생기지 않는데요. 이런 특성 덕분에 자연적인 완충 작용이 생겨요. 그래서 내부 압력이나 외부의 불균형에도 무리가 없는 거죠.
마지막으로는 스팸과 같은 이유. 적재입니다. 기름은 대체로 대용량으로 생산하고 장기 보관됩니다. 많이, 그리고 오래 공간을 차지해야 하니 적재에 용이한 디자인으로 설계 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그 특성상 사각형에도 안정적이라고 하니, 사각형 디자인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던 거죠.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매일 보던 통조림, 캔인데 형태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적 있으셨나요? 사실 별 거 아닌 것 처럼 보여도요.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용이 새로운 시야 장착에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럼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