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모브 | 텔유레터 | #40
혹시, 피자 좋아하시나요? 그럼, 어떤 피자 주로 드시나요? 피자헛? 미스터피자? 참 옛날에 많이 먹던 브랜드인데, 생각해 보면 최근엔 먹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아니, 매장도 본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해졌죠.
그뿐만 아니라, 실제로 최근엔 우리 어렸을 때 먹던 피자 프랜차이즈 가게가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도미노 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특히 미스터피자는 진짜 어디 갔나 싶을 정도로 소식도 안 들리고요.

ⓒ청년피자
그리고 이렇게 매장들도 안 보이는가, 하면 아예 피자를 먹는 빈도 자체가 낮아진 기분도 듭니다. 분명히 숙명의 라이벌 ‘치킨 vs 피자’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볼 만한 대결 주제였는데, 이제는 압도적으로 치킨이 우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요.
그런데 이렇게 된 게 피자의 가격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당장 배민 켜서 배달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면요. 라지 사이즈에 엣지, 치즈 추가 정도만 해도 배달 팁 까지 합하면 4만 원대 문 두드리거든요. 그렇게 비싸다 비싸다 말 나오는 치킨이 3만 원을 넘느니 마느니 하는 중인데, 피자는 무려 4만 원이라는 거죠. 작년 피자 가격 인상률은 11.2%로 치킨 5.1%, 햄버거 9.8%를 훌쩍 넘을 정도라고 하고요.
이렇게 비싸다 보니 자연스레 고물가 시대에 피자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고물가 소리도 지겹다고요? 그럼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지난 5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23년도 식품 소비 행태조사 연구 자료를 공개했는데, 여기 자료가 흥미롭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 연구의 349페이지, 외식 소비 행태 분석 부분을 보자면요. 배달 음식 이용 가구가 주로 주문하는 메뉴 중 피자가 4위라고 하는데요. 2010년대 2위까지 올라섰던 피자가 이렇게까지 몰락한 거죠. 치킨과의 격차는 두 배가 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가구주의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치킨을 더 많이 먹는다고…
아무튼, 동시에 같은 연구에서 가구 인원수에 대한 분석도 해요. ‘주 1회 이상’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가구가 국내 가구의 47.3%이고, 그중에 1인 가구와 30대 이하 가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내용인데요. 여기서 가격이 문제가 됩니다. 1인 가구, 30대 이하 가구는 평균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단 말이죠? 한 끼에 4만 원씩 하는 식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눈길이 안 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당연히, 이렇게 비싸질 대로 비싸지니 그 빈틈을 노려 중저가 가성비 브랜드들이 떠오르고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피자 자체가 외면받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외면받은 거였다는 말이에요.
오늘 주제는 몰락하는 정통 피자와 떠오르는 신흥 피자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했으니,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VaAX05Mb8E&pp=ygUJ7IS466qo67iM
몰락하는 정통 피자
몰락하는 정통 피자 브랜드. 바로 떠오르는 게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예요. 확실히 안 본 지 오래된 느낌이죠? 이 둘은 비싸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사고까지 쳐버렸거든요.
먼저 피자헛. 피자헛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들어온 피자 프랜차이즈죠.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와 함께 3대 피자 브랜드로 꼽히던, 아니 어떻게 보면 넘버 원이었던 브랜드였습니다. 기억에도 그렇게 남아있고요. 그런데 피자헛이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합니다. 가맹점주들에게 210억 원을 물어줘야 한다고요.

ⓒ위키트리
이게 무슨 말이냐면, ‘차액가맹금’이 문제가 된 건데요. 쉽게 설명하자면 본사에서 가맹점에 재료를 공급하잖아요? 그 재료 원가에 이익을 붙여 유통마진을 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한국피자헛 측에서 사전 합의 없이 부과했다며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거고요.
그래서 법원에서 210억 원 지급 판결이 내려졌고, 한국피자헛은 이 유통마진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라면서 상고장도 내고 하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죠.
다음, 미스터피자는 오너리스크로 무너졌습니다. 사실, 옛날에 피자 브랜드 얘기하다 보면 누군 도미노가 좋네, 누군 피자헛이 최고네 했지만 ‘맛’은 미스터피자가 제일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몰락이 개인적으로 더 충격적인 브랜드인데요.

ⓒ미스터피자
2016년, 미스터피자의 정우연 전 회장이 경비원 분의 뺨을 때리며 폭행한 게 오너리스크의 시작. 그리고 1년 만에 갑질 논란이 또 터져요. 가맹점에 치즈를 납품하는데, 여기에 자기 동생 업체를 끼워 넣어서 더 비싼 값을 받아내는가, 하면 가맹 계약을 탈퇴한 매장 앞에는 바로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오픈해 버리는 ‘보복 영업’ 조사도 있었고요. 그렇게 430개까지 늘었던 매장이 절반 넘게 줄어 지금은 170여 개 정도 됩니다.
이렇게,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두 브랜드가 이런 이유로 저물면서 피자 시장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 세대교체가 꽤 제대로 되고 있는지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라고 하는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피자헛,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 중에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브랜드는 도미노랑 파파존스뿐이에요. 심지어 이 둘도 도미노피자는 2021년 대비 영업이익 160억에서 51억으로 3분의 1토막, 파파존스는 63억에서 42억으로 34% 감소했죠.
떠오르는 신흥 피자
자, 그럼 이제 떠오르는 피자. 사실 저도 코로나쯤 그때부터 이 피자 먹어요. 반올림피자. 한창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들 오븐이 쉴 줄을 모르던 2011년, 대구 수성구에서 배달 전문으로 시작한 브랜드인데요. 이번 세대교체의 중심입니다. 여긴 제가 많이 먹어봐서 아는데, 일단 저렴하면서 퀄리티가 좋다는 게 핵심이에요.
광고 아니고요. 항상 피자 먹으려고 하다 보면, 가격이 부담돼서 조금 저렴한 라인을 주문한단 말이에요? 그럼 매번 퀄리티에 실망합니다. 그래서 토핑 많은 맛있는 거 주문하려면 너무 비싸고요. 그런데 반올림피자는 그 저렴한 라인 가격에 프리미엄 급 토핑이 올라가 있어서 항상 만족스럽단 말이죠? 아무튼 이 만족스러웠던 게 저뿐만이 아닌지 최근 3년간, 이 브랜드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59%가 넘어요. 영업이익은 61% 넘게 늘었다고 하고요.

ⓒ반올림피자
최근엔 59쌀피자를 인수해서 매장이 약 730개로, 단일 법인으로는 국내 1위 매장 수를 보유한 브랜드가 됐고요. 이젠 앞뒤 다 쳐서 진짜 국내 1위를 노리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함께 세대를 교체하겠다고 나서는 브랜드는 고피자. 정통 느낌은 없어요. 1인분짜리 피자를 판매하면서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 있는 듯한 모습이고요. 우리나라에서도 편의점부터 영화관까지 어떻게 보면 핑거푸드라고 해야 할까요? 조금 더 간소화되고 간편한, 그러면서 맛은 놓치지 않는 브랜드입니다. 1인 가구를 제대로 타겟한 브랜드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 ‘판’으로 먹는다는 국내에서의 인식을 깰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외에도 이번 세대의 주역들은 맘스터치의 맘스피자, 백종원의 빽보이피자 등등 다양한데요. 확실히 이런 가성비를 내세우는 브랜드들은 모두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통 브랜드들은 ‘생존’을 걱정하는데 말이죠. 특히 최근엔 ‘노모어피자’라는 브랜드의 성장세가 돋보여요. 조만간 피자 드실 일 있으면 이 브랜드 한 번 드셔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더퍼블릭
번외로 이런 브랜드를 보면 확실히 느껴지는 게, 브랜드를 만드는 초기에는 무엇보다 ‘장사’를 잘하는 게 최고의 브랜딩이 아닐까 해요. 값과 성능, 그 본질을 지킨다는 게 대기업을 상대로도 써먹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는 게 체감되죠.
피자, 김밥, 커피 Let’s go
그런 연장선상에서, 확실히 요즘엔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브랜드가 뜨고 있다는 게 보이는데요. 저는 이게 가격 부분에서는 김밥, 문화 부분에서는 커피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단 말이죠?
분명 15년,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피자는 고급 음식이었습니다. 대중들의 밥상에 올라오긴 했어도 그날은 대부분 잔칫날이거나 특별한 식사 자리였어요. 그런데 이젠 냉정히 아니거든요. 그런데 대중들은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에 소비하는 걸 극도로 꺼려요.
그래서 가격 부분에서 김밥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예로부터 김밥은 소풍 날 먹는 음식이면서 간단히 식사를 때울 수 있는 메뉴였는데요. 1~2천 원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김밥값은 저렴해야 3,500원이고, 뭐 좀 들어 있다 싶으면 5천 원도 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래서 최근 김밥집, 분식집 매장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184곳이 폐업했다고 하죠. 소비자들이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에 돈 쓰는 걸 꺼리기 때문에요.

ⓒ금융소비자뉴스
그럼, 다음. 피자가 커피와 문화적으로 어떤 부분이 비슷하냐면요. 대형 프랜차이즈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전에 저희 채널에 업로드했던 영상과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이제 대한민국에서 커피는 예쁜 개인 카페, 노란색의 가성비 카페들, 그리고 스타벅스 류 대형 프랜차이즈. 이 셋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전처럼 스타벅스가 최고라며 찾는 시대는 저물었죠.
각성제가 필요할 땐 메가커피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 땐 예쁜 개인 카페로 가듯이 피자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맛있는 식사를 위해선 신흥 중저가 브랜드를 소비하고, 느낌 있는 분위기의 피자를 원할 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칼로 썰어 먹습니다. 옛날이야 무조건 피자헛이었다면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조선일보
가격, 갑질 등 뭐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저는 이런 문화야말로 시장 생태계를 변화시킨다고 봐요. 지금의 문화가 5년 후 생태계를 만들거든요. 심지어 카테고리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시장의 흐름이 비슷해지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금은 그 과도기에 있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까요.
그래서 요즘 들어 더 신흥 브랜드도 많아지고, 폐업하는 가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대기업들 사이에서 작은 브랜드가 태어나는 경우도 많고요. 영웅은 항상 난세에 등장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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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피자 시장 이야기였는데요. 여러분들은 요즘 피자값,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요즘 최애 피자 브랜드는 어디인가요? 댓글로 남겨 주세요. 항상 많은 공부가 되고 있으니 꼭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우셨다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세모브 | 텔유레터 | #40
혹시, 피자 좋아하시나요? 그럼, 어떤 피자 주로 드시나요? 피자헛? 미스터피자? 참 옛날에 많이 먹던 브랜드인데, 생각해 보면 최근엔 먹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아니, 매장도 본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해졌죠.
그뿐만 아니라, 실제로 최근엔 우리 어렸을 때 먹던 피자 프랜차이즈 가게가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도미노 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특히 미스터피자는 진짜 어디 갔나 싶을 정도로 소식도 안 들리고요.
ⓒ청년피자
그리고 이렇게 매장들도 안 보이는가, 하면 아예 피자를 먹는 빈도 자체가 낮아진 기분도 듭니다. 분명히 숙명의 라이벌 ‘치킨 vs 피자’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볼 만한 대결 주제였는데, 이제는 압도적으로 치킨이 우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요.
그런데 이렇게 된 게 피자의 가격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당장 배민 켜서 배달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면요. 라지 사이즈에 엣지, 치즈 추가 정도만 해도 배달 팁 까지 합하면 4만 원대 문 두드리거든요. 그렇게 비싸다 비싸다 말 나오는 치킨이 3만 원을 넘느니 마느니 하는 중인데, 피자는 무려 4만 원이라는 거죠. 작년 피자 가격 인상률은 11.2%로 치킨 5.1%, 햄버거 9.8%를 훌쩍 넘을 정도라고 하고요.
이렇게 비싸다 보니 자연스레 고물가 시대에 피자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고물가 소리도 지겹다고요? 그럼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지난 5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23년도 식품 소비 행태조사 연구 자료를 공개했는데, 여기 자료가 흥미롭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 연구의 349페이지, 외식 소비 행태 분석 부분을 보자면요. 배달 음식 이용 가구가 주로 주문하는 메뉴 중 피자가 4위라고 하는데요. 2010년대 2위까지 올라섰던 피자가 이렇게까지 몰락한 거죠. 치킨과의 격차는 두 배가 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가구주의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치킨을 더 많이 먹는다고…
아무튼, 동시에 같은 연구에서 가구 인원수에 대한 분석도 해요. ‘주 1회 이상’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가구가 국내 가구의 47.3%이고, 그중에 1인 가구와 30대 이하 가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내용인데요. 여기서 가격이 문제가 됩니다. 1인 가구, 30대 이하 가구는 평균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단 말이죠? 한 끼에 4만 원씩 하는 식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눈길이 안 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당연히, 이렇게 비싸질 대로 비싸지니 그 빈틈을 노려 중저가 가성비 브랜드들이 떠오르고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피자 자체가 외면받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외면받은 거였다는 말이에요.
오늘 주제는 몰락하는 정통 피자와 떠오르는 신흥 피자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했으니,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몰락하는 정통 피자
몰락하는 정통 피자 브랜드. 바로 떠오르는 게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예요. 확실히 안 본 지 오래된 느낌이죠? 이 둘은 비싸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사고까지 쳐버렸거든요.
먼저 피자헛. 피자헛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들어온 피자 프랜차이즈죠.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와 함께 3대 피자 브랜드로 꼽히던, 아니 어떻게 보면 넘버 원이었던 브랜드였습니다. 기억에도 그렇게 남아있고요. 그런데 피자헛이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합니다. 가맹점주들에게 210억 원을 물어줘야 한다고요.
ⓒ위키트리
이게 무슨 말이냐면, ‘차액가맹금’이 문제가 된 건데요. 쉽게 설명하자면 본사에서 가맹점에 재료를 공급하잖아요? 그 재료 원가에 이익을 붙여 유통마진을 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한국피자헛 측에서 사전 합의 없이 부과했다며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거고요.
그래서 법원에서 210억 원 지급 판결이 내려졌고, 한국피자헛은 이 유통마진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라면서 상고장도 내고 하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죠.
다음, 미스터피자는 오너리스크로 무너졌습니다. 사실, 옛날에 피자 브랜드 얘기하다 보면 누군 도미노가 좋네, 누군 피자헛이 최고네 했지만 ‘맛’은 미스터피자가 제일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몰락이 개인적으로 더 충격적인 브랜드인데요.
ⓒ미스터피자
2016년, 미스터피자의 정우연 전 회장이 경비원 분의 뺨을 때리며 폭행한 게 오너리스크의 시작. 그리고 1년 만에 갑질 논란이 또 터져요. 가맹점에 치즈를 납품하는데, 여기에 자기 동생 업체를 끼워 넣어서 더 비싼 값을 받아내는가, 하면 가맹 계약을 탈퇴한 매장 앞에는 바로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오픈해 버리는 ‘보복 영업’ 조사도 있었고요. 그렇게 430개까지 늘었던 매장이 절반 넘게 줄어 지금은 170여 개 정도 됩니다.
이렇게,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두 브랜드가 이런 이유로 저물면서 피자 시장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 세대교체가 꽤 제대로 되고 있는지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라고 하는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피자헛,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 중에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브랜드는 도미노랑 파파존스뿐이에요. 심지어 이 둘도 도미노피자는 2021년 대비 영업이익 160억에서 51억으로 3분의 1토막, 파파존스는 63억에서 42억으로 34% 감소했죠.
떠오르는 신흥 피자
자, 그럼 이제 떠오르는 피자. 사실 저도 코로나쯤 그때부터 이 피자 먹어요. 반올림피자. 한창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들 오븐이 쉴 줄을 모르던 2011년, 대구 수성구에서 배달 전문으로 시작한 브랜드인데요. 이번 세대교체의 중심입니다. 여긴 제가 많이 먹어봐서 아는데, 일단 저렴하면서 퀄리티가 좋다는 게 핵심이에요.
광고 아니고요. 항상 피자 먹으려고 하다 보면, 가격이 부담돼서 조금 저렴한 라인을 주문한단 말이에요? 그럼 매번 퀄리티에 실망합니다. 그래서 토핑 많은 맛있는 거 주문하려면 너무 비싸고요. 그런데 반올림피자는 그 저렴한 라인 가격에 프리미엄 급 토핑이 올라가 있어서 항상 만족스럽단 말이죠? 아무튼 이 만족스러웠던 게 저뿐만이 아닌지 최근 3년간, 이 브랜드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59%가 넘어요. 영업이익은 61% 넘게 늘었다고 하고요.
ⓒ반올림피자
최근엔 59쌀피자를 인수해서 매장이 약 730개로, 단일 법인으로는 국내 1위 매장 수를 보유한 브랜드가 됐고요. 이젠 앞뒤 다 쳐서 진짜 국내 1위를 노리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함께 세대를 교체하겠다고 나서는 브랜드는 고피자. 정통 느낌은 없어요. 1인분짜리 피자를 판매하면서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 있는 듯한 모습이고요. 우리나라에서도 편의점부터 영화관까지 어떻게 보면 핑거푸드라고 해야 할까요? 조금 더 간소화되고 간편한, 그러면서 맛은 놓치지 않는 브랜드입니다. 1인 가구를 제대로 타겟한 브랜드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 ‘판’으로 먹는다는 국내에서의 인식을 깰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외에도 이번 세대의 주역들은 맘스터치의 맘스피자, 백종원의 빽보이피자 등등 다양한데요. 확실히 이런 가성비를 내세우는 브랜드들은 모두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통 브랜드들은 ‘생존’을 걱정하는데 말이죠. 특히 최근엔 ‘노모어피자’라는 브랜드의 성장세가 돋보여요. 조만간 피자 드실 일 있으면 이 브랜드 한 번 드셔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더퍼블릭
번외로 이런 브랜드를 보면 확실히 느껴지는 게, 브랜드를 만드는 초기에는 무엇보다 ‘장사’를 잘하는 게 최고의 브랜딩이 아닐까 해요. 값과 성능, 그 본질을 지킨다는 게 대기업을 상대로도 써먹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는 게 체감되죠.
피자, 김밥, 커피 Let’s go
그런 연장선상에서, 확실히 요즘엔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브랜드가 뜨고 있다는 게 보이는데요. 저는 이게 가격 부분에서는 김밥, 문화 부분에서는 커피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단 말이죠?
분명 15년,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피자는 고급 음식이었습니다. 대중들의 밥상에 올라오긴 했어도 그날은 대부분 잔칫날이거나 특별한 식사 자리였어요. 그런데 이젠 냉정히 아니거든요. 그런데 대중들은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에 소비하는 걸 극도로 꺼려요.
그래서 가격 부분에서 김밥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예로부터 김밥은 소풍 날 먹는 음식이면서 간단히 식사를 때울 수 있는 메뉴였는데요. 1~2천 원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김밥값은 저렴해야 3,500원이고, 뭐 좀 들어 있다 싶으면 5천 원도 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래서 최근 김밥집, 분식집 매장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184곳이 폐업했다고 하죠. 소비자들이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에 돈 쓰는 걸 꺼리기 때문에요.
ⓒ금융소비자뉴스
그럼, 다음. 피자가 커피와 문화적으로 어떤 부분이 비슷하냐면요. 대형 프랜차이즈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전에 저희 채널에 업로드했던 영상과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이제 대한민국에서 커피는 예쁜 개인 카페, 노란색의 가성비 카페들, 그리고 스타벅스 류 대형 프랜차이즈. 이 셋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전처럼 스타벅스가 최고라며 찾는 시대는 저물었죠.
각성제가 필요할 땐 메가커피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 땐 예쁜 개인 카페로 가듯이 피자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맛있는 식사를 위해선 신흥 중저가 브랜드를 소비하고, 느낌 있는 분위기의 피자를 원할 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칼로 썰어 먹습니다. 옛날이야 무조건 피자헛이었다면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조선일보
가격, 갑질 등 뭐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저는 이런 문화야말로 시장 생태계를 변화시킨다고 봐요. 지금의 문화가 5년 후 생태계를 만들거든요. 심지어 카테고리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시장의 흐름이 비슷해지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금은 그 과도기에 있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까요.
그래서 요즘 들어 더 신흥 브랜드도 많아지고, 폐업하는 가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대기업들 사이에서 작은 브랜드가 태어나는 경우도 많고요. 영웅은 항상 난세에 등장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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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피자 시장 이야기였는데요. 여러분들은 요즘 피자값,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요즘 최애 피자 브랜드는 어디인가요? 댓글로 남겨 주세요. 항상 많은 공부가 되고 있으니 꼭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우셨다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