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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브 | 텔유레터 | #41 성수동과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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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브 | 텔유레터 | #41

혹시 작년에 팝업스토어 다녀오신 적 있나요? 방문까진 아니어도 ‘팝업’이라는 두 글자는 들어 보셨을 것 같아요. 그만큼 2024년은 팝업스토어의 해였죠. 홍대, 이태원을 넘어 이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하다고 불리는 동네 성수동. 성수동이 이렇게 된 핵심이 ‘팝업스토어’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팝업스토어는 돈이 많이 듭니다. 한 번 할 때마다 인력을 쏟아부어서 거의 건물을 새로 짓듯이 엄청난 규모로 진행하죠. 그냥저냥 적당한 규모로 한다고 해도요. 성수동에서 일주일 팝업 운영하는 데에는 자릿세만 못해도 5,000만 원 이상 든다고 하니까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요.


이런 말을 듣고 나면 드는 생각이, ‘과연 그만큼 매출을 뽑아낼 수 있을까?’인데요. 물론 예약도 하고 줄 서서 기다리는 팝업들도 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매출이 걱정될 정도로 ‘소비’에는 크게 집중하지 않은 팝업들도 많습니다. 저희 텔유도 지난 1년간 정말 많은 팝업에 다녀왔는데, 디즈니 팝업이나 진로 팝업이 대표적인 체험 위주의 ‘놀거리’ 공간이었고요. 반면 아예 썰렁하다고 느껴지는, 조금 휑한 팝업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생기는 궁금증이요. 브랜드들은 왜 다들 이 정도로 팝업스토어에 진심인 걸까요? 잘 되는 건 그렇다 쳐도, 이 비싼 금액을 감당하면서까지 팝업을 진행한 이유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들의 꿍꿍이는 대체 뭘까요?


그리고 또 하나 더, 이렇게 많아진 팝업스토어 문화가 성수동에는 오히려 공실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공실이 많아진다는 건, 상권이 죽는다는 말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 파헤칠 주제는 대한민국, 성수동을 지배한 팝업스토어 문화입니다.

영상으로도 준비했으니, 확인해주세요!

성수동 | 팝업스토어 | 팝업 | 텔유레터 | 세상의모든브랜드이야기 | 세모브 | 텔유

https://www.youtube.com/watch?v=4BJGluTrh5o&t=257s


‘반짝’이니까 팝업

우리가 휴대폰을 쓸 때도, 컴퓨터를 쓸 때도 종종 등장하는 ‘팝업’창. 내용만 간단히 확인하고 보통 꺼버리죠? 이런 것처럼 팝업스토어는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이벤트성 스토어입니다. 그러니까 ‘스토어’보다 ‘팝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거예요. 오늘 내용도 그 부분에 집중해서 봐주시면 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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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픽

팝업에 집중한 스토어. 당연히 잠깐 동안의 이목을 끌기 위함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소비자들을 집중시켜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치고 빠지는 형태의 스토어라는 거죠. 그런데 이건 과거의 팝업스토어를 일컫는 말이고요.


최근 우리나라를 뒤덮은 팝업 문화는 조금 다릅니다. 키워드는 ‘마케팅’인데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시장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몰렸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온라인 마케팅 시장이 비싸졌죠. 인플루언서 섭외가 연예인보다 비싸지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광고가 올라갈 수 있는 구좌는 한정적인데 광고를 내보내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니 광고 단가가 오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이게 팝업스토어랑 무슨 상관이냐?

뭐만 틀었다 하면 광고인 세상이죠.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수는 나날이 높아져만 가고요. 그만큼 소비자들은 온라인 광고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건데요. 광고주들도 이 부분을 잘 알 테니, 새로운 광고 구좌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눈길을 돌린 게 옥외광고였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이 너무 비싸고 피로감이 드니 이럴거면 오프라인의 요소를 섞어서 그냥 짧고 굵게 해버리자는 거였어요. 온/오프라인의 결합이 시작된 거죠. 이때 등장하기 시작한 게 팝업스토어고요. 잠깐 FOOH라는 가상 옥외 광고가 반짝 유행하기도 했었죠.


그럼, 의문이 생기실 거예요. 팝업스토어가 어떻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냐고요. 현대의 팝업스토어는 분명 옥외광고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 옥외광고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공간을 제공하거든요.


아마 일반적인 현수막 옥외광고를 찍어서 SNS에 올리는 변태적 취향(?)을 가진 분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팝업스토어에서 재미있는 체험, 예쁜 경험을 하고 나서 SNS에 업로드하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연하죠. 브랜드가 노리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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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광고연구소

물론 이건 체험형, 전시형 팝업스토어에 더 밀접한 내용인데요. 평소에 못 보던 브랜드의 특별한 모습이나 한정판이라는 느낌을 주고, 그 경험을 소비자들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자연스럽게 SNS에 노출이 돼서 바이럴이 일어난다는 거죠. 이게 말이 쉬운 허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자본력을 가진 기업이 하는 행위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광고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죠. 모두가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 유튜브를 보다가도 광고가 나오면 바로 건너뜁니다. 심지어 콘텐츠 자체를 종료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숏폼을 볼 때는 일반 콘텐츠도 휙휙 넘기는 마당에, ‘광고다’ 싶으면 좋아 보여도 곧장 넘기는 세상이에요. 당연히 반복적인 광고는 쳐다보기도 싫고, 지겨울 정도인데요. 반면 타인의 경험이 SNS에 업로드된 게시물은 어떤가요?


비꼬는 게 아니라, 특히 실명을 내세우는 SNS는 기본적으로 과시하는 세상입니다. 우울한 경험을 위주로 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내가 ‘행복’한 경험을 주로 올리는 환경이기에 보통의 게시물들은 좋아 보이기 마련이죠. 주위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고는 멋지다, 부럽다는 생각을 한단 말입니다. 친구가 좋아 보이면 나도 하고 싶고 찾아보게 되고요. 현대의 팝업스토어가 궁극적으로 노린 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방문해서 올려주는 게시물 하나하나가 온라인 광고로 작용하고, 그 공간에서 판매되는 매출은 덤이고요.



손해 볼 결심

그런데 여기엔 어두운 면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팝업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찍어 올릴 수 있을 만큼 기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건데, 이 말인즉슨 당장의 매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의 자본력이 요구된다는 거예요. 손해 볼 결심이 필요하다는 거죠. 다만, 그게 어렵습니다. 작정하고 마케팅으로 승부 보겠다는 브랜드의 기획자가 아니라면 어마어마한 팝업 유치 비용을 견딜 수가 없거든요. 성수동 팝업이 비싸면 하루에 자릿세만 3,500만 원이라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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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 세상의 모든 브랜드 이야기

그래서 ‘체험형’으로 기획하지 못하고 ‘판매형’ 스토어의 형태를 섞을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노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뭐, 찍어 올리고 싶은 마음까진 안 들죠.


그래서 생기는 모순이, 아예 브랜드 측에서 먼저 SNS에 올려달라는 경우가 생겨버립니다. 업로드 시 사은품을 증정한다면서요. 이러면 뭐 대부분 업로드까지는 하시는데요.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삭제하시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봤어요. 결국 소비자는 어중간한 체험만 하고 브랜드는 제대로 된 장사도, 마케팅에도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물론 예외의 경우도 많겠지만, 지난 1년 동안 여러 팝업을 다니면서 느낀 점입니다. 뭐, 그럼에도 이득 되는 부분이 더 많은지 여전히 많은 브랜드는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고 있어요.



팝업이 성수를 죽인다

그런데 말입니다. 성수동이 위기에 빠졌다고 하면, 믿기시나요? 성수동 거리엔 공실이 많습니다. 이런 공실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신도시나 상권이 죽은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서울에서도 최고 핫플이라고 불리는 동네에 공실이 이렇게 많은 건 있을 수가 없는 경우란 말이죠. 그런데 이게 참 아이러니하게도 팝업스토어 때문입니다.

성수동 | 팝업스토어 | 팝업 | 텔유레터 | 세상의모든브랜드이야기 | 세모브 | 텔유ⓒ한국일보

기존 성수동은 공업지대였죠. 임대료가 저렴한 동네였습니다. 그래서 공장들의 그 넓은 부지와 저렴한 임대료가 매력이었어요. 젊고 감각적인 사장님들이 가게를 오픈하기에도, 브랜드가 기획력을 바탕으로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기에도 적합한 곳이었죠. 그렇게 대림창고를 시작으로 연무장길에 멋진 거리가 조성됐는데요.성수동 | 팝업스토어 | 팝업 | 텔유레터 | 세상의모든브랜드이야기 | 세모브 | 텔유

ⓒMSN

지금은 어떨까요? 이런 거리가 너무 잘 조성되고, 성수동의 임대료는 천장을 뚫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팝업스토어로 인한 임대료 수익이 높다 보니, 기존 세입자를 내쫓고 팝업스토어 유치를 위해 일부러 공실을 만드는 건물주가 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건물이면서요. 이런 건물들이 늘어날수록 브랜드에 선택되지 못하면서 임대료만 높은, 즉 상가도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죽어가는 상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성수동? 안 가면 그만이야

이렇게 성수동이 비싼 지역으로 변화하면서, 브랜드들도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근엔 을지로에서도 팝업스토어가 자주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겠고요. 아예 처음부터 성수동과 양대 산맥이던 더 현대 서울 같은 백화점 팝업도 있겠고요. 아, 요즘엔 잠실 롯데 쪽으로도 많이 진출했습니다. 더 현대 서울의 팝업스토어 성공 사례를 보고 롯데백화점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만큼 공간들은 팝업스토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수동이 아니라도 매력적인 공간은 많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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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넌트뉴스

그리고 최근엔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는 목적 자체에도 변화가 생기는 중인데요. 이게 또 성수동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합니다. 본래 최근의 팝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마케팅에 목적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작년 초까지만 해도 체험형 팝업스토어가 많았고요.


그런데 최근에 팝업스토어 다녀오신 분들은 느끼셨을 거예요. 이젠 판매형 팝업스토어의 비율이 현저히 높아졌습니다. 엄청난 자본으로 엄청난 기획을 할 브랜드는 몇 없기에, 아예 판매형으로 매출을 높이길 바라는 거죠.


이런 이유로, 이제 브랜드들은 백화점 입점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성수동엔 커피만 마시러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은 반면, 백화점은 ‘소비’를 염두에 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동시에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임대료 부담이 없습니다. 매출에서 퍼센티지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이라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훨씬 덜하고요. 점점 성수동을 찾지 않아도 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죠.


여전히 핫한 성수동이지만 너무 높은 임대료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실들은 성수동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팝업으로 흥한 자, 팝업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이대로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기까지 성수동과 팝업스토어 내용이었는데요. 오늘도 즐거우셨다면 좋겠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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