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모브 | 텔유레터 | #32 폴로 랄프 로렌, 랄프스 커피
폴로 랄프 로렌. 1967년에 뉴욕에서 설립된 아메리칸 캐주얼의 상징적인 브랜드입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이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고요. 그래서인지 확실히 이 랄프스 커피에서도 이 미국의 클래식한 감성이 잔뜩 느껴져요. 내부가 좁긴 하지만 엄청 밀도 있게 브랜드 느낌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데요. 아니, 그래서 폴로는 카페를 왜 차렸을까요?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도 했어요. 직장인분들은 대부분 ‘돈 많아지면 꿈이 뭐냐’라고 했을 때 자기 건물에 개인 카페 취미로 하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하거든요. 폴로도 그런 게 아닐까 했는데… 당연히 아니겠죠?
글에 앞서, 영상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yi9ZizVbj0Q
옷이나 팔지 웬 커피를?
이런 브랜드가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는 사실 뻔합니다. 첫 번째,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옷 안 살 사람들도 괜찮으니까 커피나 한 잔 하고 가라는 거죠. 사람들 입장에서도 옷 한 벌보다는 커피가 훨씬 저렴하니까 ‘오 뭐야 커피도 파네?’라면서 한 잔씩 마셔보기도 하고요.
여기서 핵심은 내가 이 브랜드를 ‘경험’은 했다는 거예요. 왜 그 첫눈에 반한 여자한테 연락할 때 하는 말 있잖아요? 밥 한 끼만 먹자. 별로면 다신 연락 안 하겠다. 뭐 이런 말들이요.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진짜 별로인 경우가 아니라면 마음을 여는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어쨌든 조금은 더 편해지거나 그쪽으로 마음이 가는 건 맞으니까요.

ⓒ 레이디경향
그런 것처럼, 이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겁니다. 이게 꼭 카페가 아니라도, 예를 들면요. 명품 브랜드 ‘톰포드’의 경우에는 정장 한 벌이 천, 이천 하거든요? 엄두도 안 나는 가격이잖아요? 그래서 톰포드는 정장보다도 향수나 선글라스, 언더웨어 판매에 집중합니다. 비싼 옷이나 가방을 살 형편은 안 돼도요, 직장인들이 무리하면 명품 선글라스 하나 정돈 구매들 하거든요. 그리고 이 선글라스를 무리해서 구매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브랜드의 더 비싼 제품들까지 꿈꾸게 되고요.
이 꿈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 폴로 랄프 로렌의 설립자 랄프 로렌은 이런 말을 해요. ‘나는 옷을 디자인 하는 게 아니라, 꿈을 디자인 한다’ 라고요. 물론 커피 마시면서 ‘랄프로렌을 꿈꾸라‘고 카페를 차렸다고 하면 조금 황당하겠지만, 그 개념 자체가 완전히 빗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 아시아경제
그리고 브랜드가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 두 번째인데요. 바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겁니다. 그것도 내 매장 바로 앞에서요. 비슷한 예로, 메종 키츠네라는 브랜드가 있어요. 폴로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많이들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메종 키츠네도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 키츠네라는 곳이에요. 이 카페의 특징은 모든 매장이 의류 매장과 바로 붙어 있던지, 백화점에 위치한다는 겁니다.
쇼핑에 빠질 수 없는 코스가 바로 카페거든요. 그러니까, “쇼핑하다 지쳤지? 우리 카페에서 좀 쉴래? 어라 근데 이 여우에 점점 빠져드는데? 여기 매장 한 번 가볼까?” 뭐 이런 의식의 흐름을 조종하기 위함이랄까요.
폴로도 마찬가지죠. 지금 이 랄프스 카페에도 1층은 카페로 구성되어 있고, 2층부터는 위로 쭉 매장이에요. 아예 대놓고 ‘우리 제품 쇼핑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느껴질 정도로요.
너도나도 김치 프리미엄
그리고 이런 카페를 운영하는 게 사실 고급화 전략이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클래식 그 사이에서 마시는 향긋한 커피 한 잔. 누가 봐도 고급스럽잖아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고급화 전략을 성공시키는 게 폴로 입장에선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실제로 이 전략이 먹혀서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기도 하고요. 솔직히 명확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유독 비싼 제품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외 브랜드들도 유독 한국에 들어올 때는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죠.

ⓒ 아이즈매거진
당장 작년에 입점한 팀홀튼의 경우만 봐도요. 팀홀튼은 캐나다에서 ‘메가 커피’ 정도의 위상이란 말이죠? 저렴한 국민 카페예요. 그런데 한국에서 가격은 2배 가까이 비쌉니다. 사실상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책정해 놨는데, 막상 매장에 가보면 항상 만석이고요.
이걸 비꼬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요.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프리미엄 전략을 택하는 게 맞다는 거예요. 팀홀튼이 2천 원대 가격에 들어왔다? 잘 안 됐을 것 같거든요.
ⓒ elle
다시 폴로로 돌아와서요. 폴로도 마찬가지예요. 폴로 고시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원래 폴로는 한국에서 사면 바보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올 땐 유통비, 관세, 인건비 등등 붙는 게 많단 말이에요. 그래서 본토인 미국 직구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니, 직구족들이 주로 사 입는 옷이었죠. 그래서 이걸 보다 못 한 폴로가 아예 미국 홈페이지 접속을 틀어막게 돼서 직구가 고시만큼 어려워졌다며 폴로 고시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 이데일리
그래서 국내 소비자들은 사실상 백화점이나 아울렛 말고는 폴로를 구입할 길이 없어졌어요. 그런 와중에 국내 폴로 가격은 작년에만 두 차례나 인상되면서 미국과는 가격 차이가 거의 두 배 나는 품목도 있을 정도로 올랐고요. 정 떨어지지 않나요? 누가 봐도 비싼 장사 하려고 다른 길 다 막은 거잖아요. 그런데 참 올릴만 해서 올렸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작년 폴로 랄프 로렌의 국내 매출은 5천억 원이 넘고, 순이익률이 무려 24%로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보다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높은데요. S&P500의 상승과 함께 주가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고요. 대선 이후에 또 미국 대통령이 입고 나오게 될 확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도 브룩스 브라더스와 폴로인데, 선택을 받게 된다면 또 한번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우리 나라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보자면요. 순이익률이 이 정도로 높다는 건, 원가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것 밖에는 안 되거든요.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뉴스 기사 같은 데서 다루는 ‘김치 프리미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그럼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
세모브 | 텔유레터 | #32 폴로 랄프 로렌, 랄프스 커피
폴로 랄프 로렌. 1967년에 뉴욕에서 설립된 아메리칸 캐주얼의 상징적인 브랜드입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이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고요. 그래서인지 확실히 이 랄프스 커피에서도 이 미국의 클래식한 감성이 잔뜩 느껴져요. 내부가 좁긴 하지만 엄청 밀도 있게 브랜드 느낌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데요. 아니, 그래서 폴로는 카페를 왜 차렸을까요?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도 했어요. 직장인분들은 대부분 ‘돈 많아지면 꿈이 뭐냐’라고 했을 때 자기 건물에 개인 카페 취미로 하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하거든요. 폴로도 그런 게 아닐까 했는데… 당연히 아니겠죠?
글에 앞서, 영상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yi9ZizVbj0Q
옷이나 팔지 웬 커피를?
이런 브랜드가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는 사실 뻔합니다. 첫 번째,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옷 안 살 사람들도 괜찮으니까 커피나 한 잔 하고 가라는 거죠. 사람들 입장에서도 옷 한 벌보다는 커피가 훨씬 저렴하니까 ‘오 뭐야 커피도 파네?’라면서 한 잔씩 마셔보기도 하고요.
여기서 핵심은 내가 이 브랜드를 ‘경험’은 했다는 거예요. 왜 그 첫눈에 반한 여자한테 연락할 때 하는 말 있잖아요? 밥 한 끼만 먹자. 별로면 다신 연락 안 하겠다. 뭐 이런 말들이요.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진짜 별로인 경우가 아니라면 마음을 여는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어쨌든 조금은 더 편해지거나 그쪽으로 마음이 가는 건 맞으니까요.
ⓒ 레이디경향
그런 것처럼, 이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겁니다. 이게 꼭 카페가 아니라도, 예를 들면요. 명품 브랜드 ‘톰포드’의 경우에는 정장 한 벌이 천, 이천 하거든요? 엄두도 안 나는 가격이잖아요? 그래서 톰포드는 정장보다도 향수나 선글라스, 언더웨어 판매에 집중합니다. 비싼 옷이나 가방을 살 형편은 안 돼도요, 직장인들이 무리하면 명품 선글라스 하나 정돈 구매들 하거든요. 그리고 이 선글라스를 무리해서 구매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브랜드의 더 비싼 제품들까지 꿈꾸게 되고요.
이 꿈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 폴로 랄프 로렌의 설립자 랄프 로렌은 이런 말을 해요. ‘나는 옷을 디자인 하는 게 아니라, 꿈을 디자인 한다’ 라고요. 물론 커피 마시면서 ‘랄프로렌을 꿈꾸라‘고 카페를 차렸다고 하면 조금 황당하겠지만, 그 개념 자체가 완전히 빗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 아시아경제
그리고 브랜드가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 두 번째인데요. 바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겁니다. 그것도 내 매장 바로 앞에서요. 비슷한 예로, 메종 키츠네라는 브랜드가 있어요. 폴로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많이들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메종 키츠네도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 키츠네라는 곳이에요. 이 카페의 특징은 모든 매장이 의류 매장과 바로 붙어 있던지, 백화점에 위치한다는 겁니다.
쇼핑에 빠질 수 없는 코스가 바로 카페거든요. 그러니까, “쇼핑하다 지쳤지? 우리 카페에서 좀 쉴래? 어라 근데 이 여우에 점점 빠져드는데? 여기 매장 한 번 가볼까?” 뭐 이런 의식의 흐름을 조종하기 위함이랄까요.
폴로도 마찬가지죠. 지금 이 랄프스 카페에도 1층은 카페로 구성되어 있고, 2층부터는 위로 쭉 매장이에요. 아예 대놓고 ‘우리 제품 쇼핑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느껴질 정도로요.
너도나도 김치 프리미엄
그리고 이런 카페를 운영하는 게 사실 고급화 전략이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클래식 그 사이에서 마시는 향긋한 커피 한 잔. 누가 봐도 고급스럽잖아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고급화 전략을 성공시키는 게 폴로 입장에선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실제로 이 전략이 먹혀서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기도 하고요. 솔직히 명확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유독 비싼 제품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외 브랜드들도 유독 한국에 들어올 때는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죠.
ⓒ 아이즈매거진
당장 작년에 입점한 팀홀튼의 경우만 봐도요. 팀홀튼은 캐나다에서 ‘메가 커피’ 정도의 위상이란 말이죠? 저렴한 국민 카페예요. 그런데 한국에서 가격은 2배 가까이 비쌉니다. 사실상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책정해 놨는데, 막상 매장에 가보면 항상 만석이고요.
이걸 비꼬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요.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프리미엄 전략을 택하는 게 맞다는 거예요. 팀홀튼이 2천 원대 가격에 들어왔다? 잘 안 됐을 것 같거든요.
다시 폴로로 돌아와서요. 폴로도 마찬가지예요. 폴로 고시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원래 폴로는 한국에서 사면 바보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올 땐 유통비, 관세, 인건비 등등 붙는 게 많단 말이에요. 그래서 본토인 미국 직구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니, 직구족들이 주로 사 입는 옷이었죠. 그래서 이걸 보다 못 한 폴로가 아예 미국 홈페이지 접속을 틀어막게 돼서 직구가 고시만큼 어려워졌다며 폴로 고시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 이데일리
그래서 국내 소비자들은 사실상 백화점이나 아울렛 말고는 폴로를 구입할 길이 없어졌어요. 그런 와중에 국내 폴로 가격은 작년에만 두 차례나 인상되면서 미국과는 가격 차이가 거의 두 배 나는 품목도 있을 정도로 올랐고요. 정 떨어지지 않나요? 누가 봐도 비싼 장사 하려고 다른 길 다 막은 거잖아요. 그런데 참 올릴만 해서 올렸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작년 폴로 랄프 로렌의 국내 매출은 5천억 원이 넘고, 순이익률이 무려 24%로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보다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높은데요. S&P500의 상승과 함께 주가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고요. 대선 이후에 또 미국 대통령이 입고 나오게 될 확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도 브룩스 브라더스와 폴로인데, 선택을 받게 된다면 또 한번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우리 나라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보자면요. 순이익률이 이 정도로 높다는 건, 원가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것 밖에는 안 되거든요.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뉴스 기사 같은 데서 다루는 ‘김치 프리미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그럼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콘텐츠 디렉터,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