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28 가성비보다는 감성비, 오마카세 이야기
여러분 오마카세 가보신 적 있나요?! 가보지 않은 저도 정말 많이 들어봤을 만큼 근래 3~4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오마카세 열풍이 불었습니다. 현재는 확실하게 입지를 다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사실 오마카세에 대해선 각종 미디어와 매체, 인식 등 꽤 여러 의견이 분분했죠. ‘문화 중에 하나다’라는 의견에 반해 ‘사치스럽다’, ‘과소비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다수 있었죠. 극단적인 예시로 점심은 컵라면을 먹고 저녁은 오마카세를 먹는 젊은 층의 소비가 예시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오마카세가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까요? 오늘은 오마카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오마카세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요리사가 고객에게 음식을 주는 오마카세 / ⓒ 위키피디아
오마카세는 일본어 ‘맡기다’라는 뜻의 마카세루(任せる)와 존칭의 표현인 오(お)를 합친 말로 ‘셰프에게 메뉴를 맡긴다’의 뜻인데요. 재밌는 점은 여러분이 알고 계신 ‘오코노미야끼’가 오마카세와 반대되는 개념이란 겁니다. 오코노미(お好み)는 ‘좋아하다, 취향’이라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그래서 오코노미야끼는 내가 원하는 재료를 넣어 만드는 철판 요리인 셈이죠.
과거에는 메뉴판이 없는 곳이 많았고 그날그날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든지 원하는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죠(양식과 하우스 재배 등의 발달이 컸어요). 이렇듯 오늘날 메뉴판이 없는 식당은 찾아보기 힘든데요. 이런 점으로 인해 오히려 오마카세가 특별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닐까요?
오마카세는 어디서 왔나

후지모토 시게조 / ⓒ 스시타임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오마카세는 사실 스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여기엔 스시의 대중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스시는 원래 손님이 원하는 재료를 골라 먹는 오코노미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생선은 요리 재료 중에서도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재료였는데 날마다 신선도의 차이와 재고 처리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습니다(손님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었으니 말이죠…🥲).
이에 요리사가 그날 구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바탕으로 메뉴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식을 전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스시계의 전설 ‘후지모토 시게조’가 오마카세의 효율성을 알아보면서 이 운영 방식을 도입하게 되었고 오늘날 오마카세의 기원이 되었죠. 이렇듯 일본에서 오마카세는 셰프의 정성을 담은 프리미엄 서비스라기보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추후에 효율이 좋다고 소문난 이 방식이 일본 전역으로 퍼지면서 오마카세가 대중화되었습니다.
은근히 빨리 도입된 한국 오마카세

신라호텔 일식 오마카세 '아리아께'의 초밥 / ⓒ 신라호텔
한국에 오마카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은 의외로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생각보다 엄청 빠른데…?). 일본의 명장 셰프들이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의 일식당에서 오마카세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당시 고급 음식이었던 일식이 확실하게 고급 외식문화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죠. 신라호텔의 한 일화로, 신라호텔 일식당을 갔던 이건희 회장은 스시를 먹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길게 했는데 그때 먹었던 스시보다 형편없었던 것이죠. 이에 신라호텔은 이건희 회장이 단골이었던 기요다에서 모리타 마츠미 셰프를 스카웃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조선 호텔에서도 긴자의 큐베이와 기술 제휴를 맺어 오마카세를 선보였죠. 함께 일하던 일식 셰프들도 하나둘 자신의 이름으로 독립하며 스시 오마카세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오마카세가 고급 호텔에서 먼저 다뤄진 한국은 ‘오마카세는 고급 코스 요리다’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단순히 일본 요리 경험을 넘어, '고급스러움'과 '특별함'을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오마카세가 고급 코스 요리의 대명사로 여겨지게 된 것이죠. 이 분위기가 최근 3~4년간 이어지면서 다양한 장르의 오마카세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마카세는 사치?

'극단적인 절약과 사치'의 영상 썸네일 / ⓒ 유튜브 '지식한입'
현재 한국에서는 스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오마카세 형태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마카세라는 개념이 너무 널리 퍼지고 어떤 경우에는 남용되면서 그 가치가 점차 약해지고 있기도 하죠. 과거 '수제'라는 단어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프리미엄 마케팅을 한 것처럼 어쩌면 현재 오마카세도 그저 고급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의 흐름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과시하거나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문화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오마카세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차별화가 될지 궁금합니다.
오마카세는 성공적인 디자인이다

ⓒ 미쉐린 가이드
“오마카세에 웬 디자인? 오히려 마케팅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목적을 위해 설계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디자인은 시각적이고 조형적인 결과물을 의미하는 말로 더 많이 사용되지만요(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하하😅)!
이런 의미에서 오마카세는 당시 재료의 신선도와 재고에 관한 문제를 완벽하게 타개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고를 완전히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을, 예약제를 도입해 보완하고 대우를 받는 느낌까지 전달하게 되었죠. 먹을 것이 부족하던 와중에도 사업을 이어 나가야 했기에 생각해 낸 오마카세는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것 아닐까요?
일본에서는 사업의 효율성! 한국에서는 고급 외식 문화인 오마카세! 같은 맥락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다르게 자리 잡은 오마카세 문화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고맙습니다!
일상의 것들 | 텔유 레터 #28 가성비보다는 감성비, 오마카세 이야기
여러분 오마카세 가보신 적 있나요?! 가보지 않은 저도 정말 많이 들어봤을 만큼 근래 3~4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오마카세 열풍이 불었습니다. 현재는 확실하게 입지를 다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사실 오마카세에 대해선 각종 미디어와 매체, 인식 등 꽤 여러 의견이 분분했죠. ‘문화 중에 하나다’라는 의견에 반해 ‘사치스럽다’, ‘과소비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다수 있었죠. 극단적인 예시로 점심은 컵라면을 먹고 저녁은 오마카세를 먹는 젊은 층의 소비가 예시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오마카세가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까요? 오늘은 오마카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오마카세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요리사가 고객에게 음식을 주는 오마카세 / ⓒ 위키피디아
오마카세는 일본어 ‘맡기다’라는 뜻의 마카세루(任せる)와 존칭의 표현인 오(お)를 합친 말로 ‘셰프에게 메뉴를 맡긴다’의 뜻인데요. 재밌는 점은 여러분이 알고 계신 ‘오코노미야끼’가 오마카세와 반대되는 개념이란 겁니다. 오코노미(お好み)는 ‘좋아하다, 취향’이라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그래서 오코노미야끼는 내가 원하는 재료를 넣어 만드는 철판 요리인 셈이죠.
과거에는 메뉴판이 없는 곳이 많았고 그날그날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든지 원하는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죠(양식과 하우스 재배 등의 발달이 컸어요). 이렇듯 오늘날 메뉴판이 없는 식당은 찾아보기 힘든데요. 이런 점으로 인해 오히려 오마카세가 특별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닐까요?
오마카세는 어디서 왔나
후지모토 시게조 / ⓒ 스시타임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오마카세는 사실 스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여기엔 스시의 대중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스시는 원래 손님이 원하는 재료를 골라 먹는 오코노미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생선은 요리 재료 중에서도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재료였는데 날마다 신선도의 차이와 재고 처리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습니다(손님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었으니 말이죠…🥲).
이에 요리사가 그날 구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바탕으로 메뉴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식을 전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스시계의 전설 ‘후지모토 시게조’가 오마카세의 효율성을 알아보면서 이 운영 방식을 도입하게 되었고 오늘날 오마카세의 기원이 되었죠. 이렇듯 일본에서 오마카세는 셰프의 정성을 담은 프리미엄 서비스라기보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추후에 효율이 좋다고 소문난 이 방식이 일본 전역으로 퍼지면서 오마카세가 대중화되었습니다.
은근히 빨리 도입된 한국 오마카세
신라호텔 일식 오마카세 '아리아께'의 초밥 / ⓒ 신라호텔
한국에 오마카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은 의외로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생각보다 엄청 빠른데…?). 일본의 명장 셰프들이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의 일식당에서 오마카세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당시 고급 음식이었던 일식이 확실하게 고급 외식문화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죠. 신라호텔의 한 일화로, 신라호텔 일식당을 갔던 이건희 회장은 스시를 먹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길게 했는데 그때 먹었던 스시보다 형편없었던 것이죠. 이에 신라호텔은 이건희 회장이 단골이었던 기요다에서 모리타 마츠미 셰프를 스카웃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조선 호텔에서도 긴자의 큐베이와 기술 제휴를 맺어 오마카세를 선보였죠. 함께 일하던 일식 셰프들도 하나둘 자신의 이름으로 독립하며 스시 오마카세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오마카세가 고급 호텔에서 먼저 다뤄진 한국은 ‘오마카세는 고급 코스 요리다’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단순히 일본 요리 경험을 넘어, '고급스러움'과 '특별함'을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오마카세가 고급 코스 요리의 대명사로 여겨지게 된 것이죠. 이 분위기가 최근 3~4년간 이어지면서 다양한 장르의 오마카세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마카세는 사치?
'극단적인 절약과 사치'의 영상 썸네일 / ⓒ 유튜브 '지식한입'
현재 한국에서는 스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오마카세 형태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마카세라는 개념이 너무 널리 퍼지고 어떤 경우에는 남용되면서 그 가치가 점차 약해지고 있기도 하죠. 과거 '수제'라는 단어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프리미엄 마케팅을 한 것처럼 어쩌면 현재 오마카세도 그저 고급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의 흐름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과시하거나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문화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오마카세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차별화가 될지 궁금합니다.
오마카세는 성공적인 디자인이다
ⓒ 미쉐린 가이드
“오마카세에 웬 디자인? 오히려 마케팅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목적을 위해 설계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디자인은 시각적이고 조형적인 결과물을 의미하는 말로 더 많이 사용되지만요(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하하😅)!
이런 의미에서 오마카세는 당시 재료의 신선도와 재고에 관한 문제를 완벽하게 타개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고를 완전히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을, 예약제를 도입해 보완하고 대우를 받는 느낌까지 전달하게 되었죠. 먹을 것이 부족하던 와중에도 사업을 이어 나가야 했기에 생각해 낸 오마카세는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것 아닐까요?
일본에서는 사업의 효율성! 한국에서는 고급 외식 문화인 오마카세! 같은 맥락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다르게 자리 잡은 오마카세 문화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고맙습니다!